“모든 러시아인이 같은 생각은 아니다”…우크라이나 국가 팻말 든 러시아 여성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 플래카드를 들고 입장한 자원봉사자가 러시아 국적 여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밀라노에서 14년째 거주 중인 러시아 출신 건축가 아나스타시아 쿠체로바는 개회식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이끌었따. 그는 후드가 달린 은색 패딩과 선글라스를 착용해 당시에는 신원이 드러나지 않았다.
쿠체로바는 17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람들 곁을 걸으면 그들이 어떤 러시아인에게도 분노를 느낄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작은 행동이라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자원봉사자들의 국가 배정이 무작위로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안무가가 선호 국가를 묻자 우크라이나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쿠체로바는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자신의 러시아 출신 배경을 곧바로 알아보고 러시아어로 말을 건넸다고 전했다. 그는 이를 두 나라 국민 사이에 여전히 남아 있는 “깊은 연결성”의 징표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쿠체로바는 이번 행동이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 2주기를 맞아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상기시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전쟁을 잊거나 외면할 수 없다. 그것이 그들의 현실”이라며 “그들은 여전히 서로 사랑하고 결혼하며 스포츠를 하고 올림픽에 참가하지만, 모든 것은 참혹한 배경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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