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나만의 골퍼 왕국

방민준 2026. 2. 1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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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를 쥐는 순간 사람들은 자기만의 왕국을 세운다.

티 위에 공을 올리는 그 짧은 찰나에, 그는 더 이상 일상의 시민이 아니라 자기 세계의 군주가 된다.

"나는 이렇게 친다." "내겐 이 리듬이 맞다." "그 방법은 나와 다르다." 이 말들은 모두 자기 왕국의 성벽에 하나씩 쌓이는 돌이다.

자기 스윙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스윙을 위해 언제든 성문을 열어두고 벽을 무너뜨릴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떠돌이 골프 검객의 방문을 반갑게 맞는 사람, 그가 진정한 골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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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칼럼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한 프로 선수가 대회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골프채를 쥐는 순간 사람들은 자기만의 왕국을 세운다. 티 위에 공을 올리는 그 짧은 찰나에, 그는 더 이상 일상의 시민이 아니라 자기 세계의 군주가 된다.



 



처음에는 모두 겸손하다. 고수의 스윙을 베끼고, 교본의 문장을 암송하며 "나는 아직 배우는 중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느 날, 공이 뜻대로 날기 시작하면 그 겸손은 서서히 국경선으로 변한다. "나는 이렇게 친다." "내겐 이 리듬이 맞다." "그 방법은 나와 다르다." 이 말들은 모두 자기 왕국의 성벽에 하나씩 쌓이는 돌이다.



 



골프는 본래 열린 운동이다. 바람, 지형, 동반자의 기운, 심지어는 어제 저녁 모임에서 마신 술의 여진, 아침에 마신 커피 한 잔까지 모두가 스윙에 스며든다.



그럼에도 구력이 늘어나면서 골퍼는 점점 닫힌다. 자기 해석, 자기 경험, 자기 성공의 작은 훈장들을 절대법칙처럼 여기기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마음을 열고 있다고 착각한다. "나는 다양한 이론을 존중해." "나는 남의 스윙도 눈여겨본다." "나는 내 스윙의 오류를 찾아내는 눈이 있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모든 것을 자기 성 안으로만 들여보내고 자기 기준으로만 재단한다. 이것이 바로 골퍼의 왕국이다.



이 왕국의 성벽이 높아지면서 어느 순간 타인의 조언은 침입이 되고, 다른 리듬은 위협이 된다. 그리고 마침내는 성문마저 굳게 닫힌다.



 



그때부터 성 안에는 자기 목소리만 메아리친다. 샷이 무너져도, 슬럼프가 와도, 나락으로 떨어져도 그는 성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오히려 더 두껍고 높은 성벽을 쌓으며 이렇게 말한다. "이건 일시적인 흔들림이야." "내 방식은 결코 틀리지 않았어. 잠시 발을 잘못 디뎠을 뿐이야." 



 



하지만 자기만의 왕국 안에서 골프는 완성되지 않는다. 골프는 원래 경계를 넘는 운동이다. 어제의 나를 배반하고, 익숙한 리듬을 버리고, 자기 확신을 내려놓고, 미지의 밀림에 발을 들여놓을 때 비로소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진짜 골프 고수는 가장 크고 견고한 왕국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성문을 연 사람이다. 자기 스윙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스윙을 위해 언제든 성문을 열어두고 벽을 무너뜨릴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떠돌이 골프 검객의 방문을 반갑게 맞는 사람, 그가 진정한 골퍼다.



 



골프채를 잡는 순간 우리는 모두 자기 왕국의 왕이 된다. 그러나 골프를 오래 사랑하려면 언젠가는 왕좌에서 내려와 성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순례자가 되어야 한다. 성 밖에는 아직 가보지 못한 수많은 페어웨이가 열려 있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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