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북미 전력투자 훈풍에 ‘순항’
수주잔고 67억달러 돌파…올해도 고마진 구조 이어질지 관건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HD현대일렉트릭이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을 타고 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노후 전력망 교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기기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고부가 제품 중심 매출 비중이 확대되며 외형 성장 이상의 질적 개선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이런 수익 구조가 일시적 반등인지, 아니면 장기 추세로 이어질지에 모이고 있다.
▲ '미국 물' 만난 HD현대일렉트릭, 실적 고공 행진 예약
HD현대일렉트릭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4조795억원, 영업이익 99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2.8%, 48.8%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7318억원으로 46.8% 늘었다.
특히 4분기 매출 1조1632억원, 영업이익 3209억원을 올리며 영업이익률 27.6%를 기록했는데 이는 분기 기준 최고 수준이다.
호실적 핵심은 북미 시장 약진에 있다. 이 기간 북미 매출은 55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5%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단순 물량 확대가 아닌 초고압 변압기 등 수익성이 높은 제품 판매 비중이 커진 영향이 컸다. 매출 증가율보다 이익 증가율이 더 높았다는 점도 수익 구조 진화를 나타낸다는 평가다.
수주 흐름도 나쁘지 않다. 4분기 신규수주는 7억3000만달러로 다소 줄었지만 연간 누적 수주는 42억7400만달러로 목표치를 넘어섰다. 수주잔고는 67억3100달러로 21.5% 증가했다.
이는 향후 매출로 이어질 일감이 이미 상당 부분 확보됐다는 의미다. 4분기 수주 감소 역시 업황 둔화보다는 고수익 프로젝트 중심 선별 수주 진행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전력기기 매출은 일부 중동 프로젝트 납품 일정 영향으로 일시 감소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초고압 변압기 수요 성격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전력망이 단순 교체 단계를 넘어 765kV급 신규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는 초기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해당 제품군은 회사 포트폴리오 내에서도 가장 높은 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배전기기 부문 역시 전략적 의미가 커졌다. 청주 배전캠퍼스 기반 북미 배전 시장 진입이 본격화됐고 빅테크 기업향(向) 수주 기대도 거론된다. 초고압 변압기보다 이익률은 낮아도 현재 시장 환경에서 충분한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경영 목표를 매출 4조3500억원, 수주 42억2200만달러로 제시했다. 외형 성장 속도로만 보면 지난해 고성장 이후 다소 보수적이다. 다만 성장률보다 이익 구조 지속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이미 약 67억달러 수준 수주잔고를 확보한 데다 북미 초고압 수요가 중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가스절연개폐장치(GIS) 등도 추가 성장 옵션으로 거론된다.
실적 전망도 우상향 흐름을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회사의 2026년 매출을 약 4조7230억원, 영업이익은 1조329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률은 28% 안팎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11.7%였던 영업이익률이 2024년 20.1%, 2025년 24.4%에 이어 꾸준히 개선되는 흐름이다.
▲ 안정적 북미 매출 지속·지역별 수주 편차, 향후 변수로 부상
결국 HD현대일렉트릭 향후 실적 변수는 안정적인 북미 매출 비중 확대 지속에 있다. 전력기기 산업은 공급이 빠르게 늘기 어려운 구조라 당분간 공급자 우위 환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 고부가 장비 중심 수익 구조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기대가 커진 만큼 변동성도 늘어날 수 있다. 전력 프로젝트 특성상 납품 일정에 따라 분기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 지역별 수주 편차 역시 실적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망이 산업 경쟁력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는 가운데 HD현대일렉트릭이 유리한 위치에 올라선 상황"이라며 "이번 실적 반등이 사이클 정점이 아닌 더 큰 성장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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