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우주·AI 제국’ 구상…우주 데이터센터는 실현 가능할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를 인수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스페이스X와 xAI의 합병으로 기업 가치는 1조2500억달러(약 1810조원)에 달하게 됐다. 우주 항공과 AI 분야를 아우르는 ‘공룡 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머스크는 합병 선언 직후인 지난 6일 한 팟캐스트에 나와 “앞으로 36개월, 어쩌면 30개월 내에 데이터센터를 짓기에 가장 저렴한 곳은 우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 데이터센터’ 건설을 합병 목표로 내걸고 속도전에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장기적으로 우주 기반 AI가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했다.
AI 기술 고도화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우주 데이터센터는 과연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정말 머스크의 말대로 2~3년 안에 첫 우주 데이터센터를 보게 될까.

우주 데이터센터가 왜 화두인가
이론상 우주 데이터센터는 지상의 데이터센터가 안고 있는 여러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에너지원이 한정된 지구와 달리 우주는 가까이에 태양이 있다. 태양광 효율도 우주에서는 지구보다 약 7~8배 정도 높다. 제대로 궤도에 안착한다면 우주에서 안정적으로 태양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우주는 영하 270도 이하의 극저온 환경이다. 지상 데이터센터에서 서버 열을 내리기 위해 막대한 양의 물이 소요되지만, 우주는 그 자체로 냉각 장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건설과 관련한 행정 절차나 지역 주민 반발 등의 부담도 덜 수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저마다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을 마련,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도 우주 공간이 주는 잠재적 가능성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프로젝트 선캐처’를 발표하고 2027년까지 텐서처리장치(TPU)를 탑재한 위성 2기를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를 통해 자사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칩을 탑재한 위성을 세계 최초로 발사했다. 아마존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가 운영하는 우주기업 블루오리진도 우주 데이터센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실현까지는 아직 먼 길
스페이스X와 xAI의 합병은 우주 데이터센터 경쟁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머스크의 승부수로 해석된다. 여타 빅테크들과 달리 머스크는 자체 로켓 발사 역량과 위성 등 우주 기반 통신도 동원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궤도상에 위성 100만기를 쏘아올릴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신청했다. AI칩을 탑재한 위성에 달린 태양전지판이 우주에서 태양광으로 전력을 자급하고, 스타링크 위성을 통해 지상에 데이터를 송출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주 데이터센터가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위성 제작과 발사, AI칩 확보 등에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시장조사업체 모펫네이선은 기존 AI인프라 투자 비용을 훌쩍 웃도는 연간 5조달러(약 7330조원)가 투입돼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을 모두 동원하더라도 위성 100만기 발사 여력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추산도 있다.
데이터센터 발열 제어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진공 상태인 우주 공간은 마치 보온병처럼 열을 내부에 가둬버릴 수 있다. 적외선으로 열을 방출해 냉각하는 방식이 거론되지만 아직까진 국제우주정거장(ISS) 등 소규모 시설 외에는 적용된 적이 없다. 위성 간 충돌로 인한 우주 잔해물도 문제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우주 데이터센터는 AI 산업이 당면한 인프라 병목을 해소할 방안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상업용 로켓 등 기술 전환을 주도했지만 스타링크 위성을 통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입 논란,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한 표현의 자유 침해와 선거 개입 의혹,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초기 정부효율부(DOGE) 수장 활동 등으로 끊임없는 논란이 제기돼온 머스크의 ‘우주·AI 제국’ 구상이 과연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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