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상폐요건 강화에 게임株도 사정권…매수 기회? 위기?

김경문 기자 2026. 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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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부터 '주가 1000원 미만' 종목 상폐 대상
게임주도 물망에…밸로프·썸에이지·한빛소프트
상폐 막기 위한 주가 부양 나설까…향배 주목
그래픽 이미지 /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도 상장 폐지 대상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중소형 게임주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건실함에도 내달리는 반도체와 금융주에 밀려 소외된 1000원 미만 게임주들도 사정권에 들어오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선 물망에 오른 기업들이 상폐만은 막기 위해 액면병합과 인수합병(M&A) 등으로 주가부양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저점 매수 기회란 시각도 있지만,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금융위원회는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주가조작에 취약하고 변동성이 큰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 시장 퇴출 요건 신설이다.

새 기준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주가가 1000원 미만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지속되면 즉각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내에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회복시켜 45거래일 연속으로 유지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특히 당국은 액면변합을 통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올리는 '꼼수'를 원천 차단했다.

액면병합을 하더라도 병합 후 주가가 액면가 미만일 경우 상폐 요건에 그대로 포함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4대1 액면병합을 통해 주가를 1200원으로 끌어올려도 병합후 액면가인 2000원에 미달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이번 제도 변화로 직격탄을 맞게 된 곳은 주가가 1000원 안팎에서 형성된 중소형 게임사다.

현재 밸로프, 아이톡시, 썸에이지 등 약 5개 내외의 게임사가 직접적인 사정권에 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역설적인 상황에 놓인 곳은 코스닥 상장사 밸로프다. 밸로프는 현재 5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80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은 전년 대비 6.81% 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증명한 바 있다.

하지만 반도체와 금융주로 수급이 쏠리는 상황에서 게임주가 외면받고 있고, 게임주 내에서도 넷마블과 펄어비스 등 대형주 위주의 장세 속에서 수급이 꼬이며 주가가 동전주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동전주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실기업'들과 함께 퇴출 명단에 이름을 오르게 된 것이다.

현재 1200원대에서 횡보 중인 한빛소프트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하락장이 올 경우 언제든 1000원 선이 무너질 수 있어 향후 주가 관리가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상장폐지 가능성이란 대형 악재에 노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밸로프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입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

실제 밸로프의 최근 20거래일 순매매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외인들은 14거래일 순매수했고, 지난 11일 실적 공시 당일에는 21만3806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배수의 진' 효과로 해석한다. 기업들이 상장 유지를 위해 M&A와 자사주 소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가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 밸로프의 지난해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 180억원 수준으로 시가총액(295억원)의 61%에 달한다. 신성장 동력을 위한 기업 인수나 핵심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한 자금으로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빛소프트 역시 지난해 매출 3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늘었고, 영업이익도 2억8천만원으로 지난해 -14억원과 비교해선 흑자 전환했다. 또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의 현금성자산도 93억원 정도다.

그렇지만 당국의 퇴출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금융위는 이번 방안을 통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시 기업에 부여하는 최대 개선기간을 기존 1.5년에서 1년으로 대폭 단축했다. 또한 거래소 경영평가 시 상장폐지 실적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해 적시 퇴출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시뮬레이션 결과, 이번 개혁안 시행으로 금년 중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는 당초 예상(50개)보다 3배가량 늘어난 150개사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부실기업이 연명할 경우 전반적인 시장신뢰를 저해한다"며 "부실기업이 신속하고 엄정히 퇴출되는 다산다산(多産多死) 시장 구조로 전면적인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