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기를”…장기 실종 가족의 명절

진선민 2026. 2. 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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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 때만 되면, 더 힘겨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잃어버린 가족을 찾지 못한 이들인데요.

가족의 생사라도 알고 싶다는 장기 실종자 가족들의 사연, 진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옛 동네를 찾은 엄마의 발걸음이 멈춘 곳.

22년 전, 다섯 살 정선이가 자전거를 타다 실종된 곳입니다.

["시간이 좀 지났는데 애가 없으니까 자전거도 안 보이고…."]

매일 전단지를 뿌리고 보육시설을 찾아다녔지만, 끝내 아이를 다시 볼 순 없었습니다.

[표순정/실종아동 우정선 어머니 : "(사람들이) 전단지 버릴 때 너무 가슴이…. 얼굴을 밟고 가는 거잖아요."]

긴 세월 엄마가 하루하루를 버텨낼 수 있었던 건, 딸이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거란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표순정/실종아동 우정선 어머니 : "스물여덟 됐으니까 아마 멋진 커리어 우먼, 당당하게 또 예쁘게 건강하게 잘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21년 전 함께 절에 갔다가 사라진 장애인 아들.

이제 여든을 넘긴 어머니는 아들이 마지막으로 써준 편지를 읽으며 그리움을 달랩니다.

[이복순/실종장애인 조일태 어머니 : "차라리 집에서 보호하고 아니면 병원에라도 가서 있었으면 이렇게 헤어지지 않았을 건데…."]

온 가족이 아들을 찾느라 가세가 기울었고, 아버지는 폐암으로 일찍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도 잊을 수 없는, 잊히지 않는 내 아들.

[이복순/실종장애인 조일태 어머니 :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이라도 하고 싶어요."]

국내 20년 이상 장기 실종자는 1,100여 명.

가족을 잃은 뒤론 명절도 쇠지 않는다는 이들의 바람은 오직 하나.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을 되찾는 것입니다.

[표순정/실종아동 우정선 어머니 : "엄마가 꼭 찾아. 찾을게."]

[이복순/실종장애인 조일태 어머니 : "아들아 꼭 건강하게 잘 있어라."]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서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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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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