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주전 중견수가 고졸 신인이라고? 아직 확정 아니다, 선배님들이 그냥 줄 생각 없을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경문 한화 감독은 호주 멜버른 1차 스프링캠프에서 총 4~5번의 연습경기 및 자체 연습경기를 통해 2차 캠프에 갈 인원을 추린다는 생각이었다. 소속팀 선수들이 꽤 많이 대표팀에 간 만큼, 기존 2군이나 1.5군 선수들에게 기회가 더 열릴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경쟁을 부추겼다.
호주 연습경기 때는 기존 1군 선수들보다는 그간 출전 기회가 부족했거나 혹은 엔트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선수들에게 폭넓게 기회를 준다고 공언했고, 실제 그 약속을 지켰다. 어차피 1군 주전 선수들은 장·단점을 코칭스태프가 알고 있고, 시즌 개막에 컨디션을 맞추는 만큼 지금 경기력은 큰 의미가 없다. 대신 엔트리 자리, 더 좁게는 2차 오키나와 캠프 생존을 위해 달려야 하는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보겠다는 의지였다.
선수들이 김 감독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게 뚜렷하게 보인다. 그간 1군과 거리가 멀었던 선수들이나 저연차 선수들의 기량과 가능성이 빛난 연습경기 일정이었다. 이중 하나가 바로 202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의 1라운드 지명,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외야수 오재원(19)이다. 오재원은 이번 캠프에서 코칭스태프의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모으며 무럭무럭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재원은 고졸 신인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침착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타격이 미지수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연습경기 실적이 괜찮았다. 김 감독도 매 경기 오재원에게 기회를 주면서 실전에서의 움직임을 체크했다. 성적도 좋았고, 팀이 전략적으로 키워야 할 선수고, 잠재력도 보였으니 오재원의 첫 목표인 개막 엔트리 승선도 유력해졌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오재원 스스로 이 경쟁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실제 캠프에서 부딪혀보니 ‘선배님’들의 실력이 역시 프로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재원은 자신 있게 경쟁을 해보겠다는 의지와 투지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선배님들이 다 잘 하신다”고 프로의 첫 감상을 말했다. 오히려 선배들이 하나둘씩 해주는 조언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여전히 긴장감이 감도는 이유이기도 하다.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이기는 하지만 고졸 신인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거는 것도 보수적인 구상은 아니다. 캠프에서 시범경기까지 좋은 활약을 하는 신인급 선수는 한화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전체에 차고 넘친다. 그러나 이들이 시즌 끝까지 완주를 하는 케이스는 보기 드물다. 결국 1~2년 정도는 시행착오를 거치는 경우가 많다. 한화도 당연히 오재원에게 그런 시기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경문 감독이 이를 모를 리 없다.
오히려 지금은 성공의 경험을 주며 잘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한화도 오재원을 세심하게 다룰 전망이다. 게다가 이미 1군 경험이 있는 기존 중견수들의 반격도 오재원의 생각대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결국 지금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느 수준의 경기력이 되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만큼 경쟁은 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화도 이런 그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당장 이진영(29)조차도 만만한 선수가 아니다. 200타석 이상 시즌을 세 번 경험한 선수고, 지난해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시즌 115경기에서 타율 0.274, 11홈런, 4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7을 기록했다. 지난해 공격 성적만 놓고 보면 가장 낫고, 이제 막 입단한 오재원에게는 생각보다 높은 산일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코너 외야수로 뛰었지만, 요나단 페라자가 다시 온 상황에서 중견수로도 경쟁한다.

물론 중견수 수비가 아직 미지수이기는 하지만, 무난한 수비력만 보여줘도 이 정도 득점 생산력은 중견수 자리에서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이진영으로서도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만큼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의지가 클 법하다.
오재원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수비에서는 이원석(27)이라는 선배가 있다. 2024년 타율 0.233, 2025년 타율 0.203이라는 저조한 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수비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9경기에 나가는 등 제법 비중이 컸던 외야수다. 수비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한화 외야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 중 하나였기에 이 자리를 후배에게 내주지 않고 싶은 마음이 클 법하다.
권광민도 반등을 벼르고 있고, 강백호의 외야 수비가 아주 못쓸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의 전제 하에 공격적인 라인업을 짤 때 문현빈을 중견수로도 쓸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구성이다. 문현빈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른 선배들 또한 오재원이 가지지 못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오재원이 지금 컨디션에서 앞서 나가는 것 같아도 개막 직전 컨디션은 또 다를 수 있다. 패기와 경험의 맞대결이 조용히 시작된 가운데, 서로가 자극을 받아 발전한다면 한화는 꼭 트레이드나 FA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중견수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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