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선수 다 이기고 와” 金 최가온 응원 받았다…유승은, 韓 설상 첫 ‘멀티 메달’ 도전 [2026 밀라노]

김민규 2026. 2. 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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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은 장난처럼 가볍지만, 진심은 묵직하다.

대한민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최가온(세화여고)이 '金의환향'하며 공항에서 남긴 한마디다.

한국 동계올림픽 80년 역사상 설상 종목 첫 금메달이었다.

17일 오후 결선에서 메달을 추가하면,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멀티 메달리스트'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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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가온·유승은, 2008년생 여고생 듀오 반한
‘金빛’ 응원 속 유승은 ‘멀티메달’ 도전
빅에어 동메달 이어 슬로프스타일 결선
유승은이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2차 시기를 마친 뒤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 | 리비뇨=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메달 따기 전에 내가 그랬어요. ‘일본 선수 다 이기고 와.’”

말끝은 장난처럼 가볍지만, 진심은 묵직하다. 대한민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최가온(세화여고)이 ‘金의환향’하며 공항에서 남긴 한마디다. 동갑내기 친구 유승은(성복고)에게 보낸 응원이다. 2008년생, 같은 여고생, 같은 스노보더. 한국 설상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두 소녀의 얘기다.

시작은 유승은이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에서 171.00점을 받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 선수 4명이 결선에 오른 가운데 태극마크 하나로 버텨낸 값진 메달이었다. 2022 베이징 금메달리스트 무라세 고코모(일본), 은메달리스트 조이 사도스키 시넛(뉴질랜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가온이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 밀라노=연합뉴스


그리고 사흘 뒤, 최가온이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설원 가장 높은 곳에 태극기가 펄럭였다. 한국 동계올림픽 80년 역사상 설상 종목 첫 금메달이었다. 유승은이 연 문을, 최가온이 활짝 밀어젖혔다.

그러나 두 소녀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서 유승은은 16일(한국시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슬로프스타일 예선에서 76.8점으로 3위에 올랐다. 상위 12명만 오르는 결선 무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유승은이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일본의 무라세 고코모, 은메달을 차지한 뉴질랜드의 조이 사도스키 시넛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리비뇨=연합뉴스


빅에어가 하나의 대형 점프에서 승부를 가른다면, 슬로프스타일은 레일과 점프가 이어지는 종합 기술 무대다. 주 종목은 아니지만, 유승은은 1080도 회전을 포함한 1차 시기를 안정적으로 완성하며 상위권을 꿰찼다. 2차 시기에서 균형이 흔들렸지만 무리하지 않았다. 이미 충분했다.

17일 오후 결선에서 메달을 추가하면,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멀티 메달리스트’가 탄생한다.

최가온은 귀국길 공항 인터뷰에서 “같이 고생했고, 같이 꿈꿨던 친구다. 꼭 다 이기고 오라고 응원했다”고 말했다. 유승은이 일본 선수들 틈에서 홀로 싸웠던 순간을 누구보다 잘 안다. 두 소녀는 경쟁자가 아니다. 서로의 등을 밀어주는 존재다.

유승은이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시상식에서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 밀라노=연합뉴스


이번 대회 한국 설상 종목의 위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김상겸이 은메달로 물꼬를 텄고, 유승은이 동메달로 불을 지폈으며, 최가온이 금메달로 역사를 썼다. 그리고 다시 유승은이 선다.

공항에서 날아간 응원은 리비뇨 설원 위로 향했다. 친구의 금빛 응원을 등에 업은 18세 소녀가 또 한 번 점프대에 오른다. 이번엔 두 줄의 역사가 동시에 쓰일지도 모른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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