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한숨' 두번 짜내는 정책 모기지

황은진 2026. 2. 17. 16:1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커피챗 경제]신혼부부 내집마련 잔혹사②
6·27 규제 여파…규제지역 LTV 80%→70%
아낌e-보금자리론 금리는 일괄 인상
디딤돌대출 방공제 최대 5500만원 한도↓
/삽화=황은진 기자
[편집자주] 경제 얘기, 꼭 딱딱하게 해야 할까요? '커피챗 경제'는 커피 마시며 가볍게 수다 떨듯 경제 이슈를 풀어갑니다. "아니, 그거 들었어?"로 시작해서 "아~ 그렇구나!"로 끝나는 재미있는 경제 수다. 지금 가장 핫한 경제 이슈를 중심으로 호기심 어린 솔직한 질문과 속 시원한 답변으로 채워가겠습니다.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신혼부부라면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러한 정책모기지 상품들은 일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보다 낮은 수준의 대출금리를 장기간 고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데다 비교적 대출 한도를 높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이 덕에 고소득자가 아닌 청년 수요자들의 각광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점점 이런 혜택을 받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내 집 마련' 저 멀리, B주임 이야기

/삽화=황은진 기자

오늘 사연의 주인공은 서울에 사는 3년차 새댁 B주임입니다. B주임과 그의 배우자는 혼인신고 후 직장과 가까운 아파트 단지를 위주로 첫 집 매매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둘의 합산 연소득은 8000만원을 살짝 웃도는 수준으로, 디딤돌·보금자리론 같은 신혼부부 정책대출 소득요건을 충족했죠. 

처음엔 호가 5억원 전후의 매물을 집중적으로 찾아봤습니다. 당시 신혼부부 정책모기지를 통해 매매가의 80% 수준까지 대출이 가능했거든요. 5억원 집 기준, 4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으니 남은 돈 1억원 이상까지 열심히 모으면 충분하겠다는 계산이 나왔던 겁니다. 이들 부부는 앞으로 있을 '내 집 마련'을 위해 열심히 허리띠를 졸라맸죠.

그런데 지난해 6월 대출 규제가 터지면서 계획은 완전히 틀어졌습니다. 대출한도가 매매가 80% 수준에서 70%인 3억5000만원으로 줄면서, 같은 집을 사려면 자기자본을 5000만원이나 더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게 아니면 4억대 초중반 집으로 눈높이를 낮춰야만 했죠.

/삽화=황은진 기자

하지만 처음 알아보던 그 5억대 집도 가격이 훌쩍 뛴 마당에 예산을 더 낮춰가면서 원하는 집을 찾기란 어려웠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계획했던 시기보다 집 매매 시점을 늦출 수밖에 없었죠. 좀 더 살림을 아끼며 후일을 도모해야만 했습니다.

위 사례처럼 정책대출 혜택이 하나둘 축소되며 내집마련 계획에 적신호가 켜진 신혼부부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상품에서 어떤 혜택이 줄었는지,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커피챗 경제와 함께 짚고 넘어가 봅시다.
대출한도 줄어든 이유가 뭐야?

B주임 부부의 첫 내집마련 달성 시도를 무산시킨 지난해 6월 대출 규제.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이었을까요? 

지난해 6월27일, 정부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대출 규제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른바 '6·27 대책'라고 하는데요. 

굵직한 규제사항들이 많지만, B주임 부부에게 직격타를 날린 건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라고 해도 서울 및 규제지역 내 주택을 매수하는 것이라면 LTV가 70%로 축소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6·27 부동산 대책 전후 신혼부부 정책모기지(디딤돌대출·보금자리론) 비교./그래픽=비즈워치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줄었다는 건 곧 자기자본을 더 많이 마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4억원짜리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해 볼게요. 예전엔 80%인 3억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젠 70%인 2억8000만원까지만 빌릴 수 있습니다. 자기자본으로 8000만원만 준비해도 됐던 게, 이젠 1억2000만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 같은 내용은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 같은 정책모기지 상품에도 똑같이 적용됐습니다. B주임 부부의 꿈이 멀어진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죠.

보금자리론, 여기서 더 불리해졌다고?

여기에 한술 더 떠 보금자리론은 수요자들에게 불리하게 바뀌었습니다. 기본금리가 오르고 대출 공급 총량이 줄었거든요.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 금리를 지난 1월,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이달에도 0.1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아낌e-보금자리론' 기준으로 금리는 연 4.05%(10년)에서 최고 연 4.35%(50년) 수준으로 조정됐죠.

2026년 2월 기준, 아낌e보금자리론 만기별 금리 비교

공사 측은 "지난해 10월 이후 국고채 금리와 주택저당증권(MBS) 발행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금리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죠. 

다만 저소득청년, 신혼가구, 사회적 배려계층 등에게는 우대금리(최대 1.0%포인트)가 적용돼 최저 연 3.05%(10년) 금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정책대출 공급 총량 자체가 25% 감축되면서 내 집 마련을 할 때 쓰는 대출 문턱은 더 높아졌죠. 

디딤돌은 더 안 좋아져?

디딤돌 대출은 보금자리보다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보금자리와 마찬가지로 LTV가 하향되며 최대 대출한도가 줄어들었는데요. 여기에 추가로 '방 공제'라는 큰 제약이 있거든요. 

방 공제는 세입자의 최우선 변제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출 한도에서 미리 공제하는 금액인데요.

전체 대출한도에서 추가 공제될 수 있는 최우선변제금 지역별 비교. 명시된 금액은 각 지역별 최대 공제금액에 해당한다./그래픽=비즈워치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서울 최대 5500만원, 과밀억제권역 4800만원 등이 대출한도에서 추가로 차감됩니다. 이 방 공제는 실거주의무가 부여돼 애초에 세입자를 받을 수 없는 집주인에게도 모두 해당되는 사항이죠.

디딤돌대출 방 공제 적용 기준./자료=한국주택금융공사

사실 방 공제는 일반 시중은행 주담대나 보금자리론에도 적용되는 제약이긴 합니다. 단, 일반 시중은행 주담대 상품이나 보금자리론 같은 경우엔 빠져나갈 길이 있는데 디딤돌 대출은 웬만해선 거의 없다는 게 문제죠. 

은행 주담대를 받는 경우엔 모기지신용보험(MCI)에 가입한 은행에서 대출을 실행하면 방 공제 의무가 면제되며 대출 한도를 보전받을 수 있습니다. MCI 비가입 은행이라도 차주가 직접 모기지신용보증(MCG)에 가입해 방 공제 의무를 피해가는 방안도 있죠.

정책대출은 원칙적으로 MCI를 통해 방 공제를 면제받을 수 없는데요. 그럼에도 보금자리론을 받는 경우에, 매수하려는 주택이 아파트면 처음부터 방 공제 대상에서 제외돼 피해갈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디딤돌 대출은 면제 조건이 보금자리론보다 더 까다롭습니다. 디딤돌 대출은 아파트라고 해도 방 공제 의무를 피해갈 수 없거든요.

단 매매가가 3억 이하인 단독주택에, 차주의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라면 예외사항이 적용되는데요. 현실적으로 충족하기 매우 어려운 조건이죠? 웬만해서는 LTV 축소에 방 공제까지 얹어져 이중으로 대출한도가 축소당하는 상황에 놓이는 겁니다.
실수요자 좀 봐주면 안돼?

내 집 마련 하려던 서민·신혼부부의 처지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6·27 대책으로 정책 모기지의 생애최초 수도권 LTV가 80%에서 70%가 떨어졌고, 디딤돌 대출은 그 쪼그라든 한도에서 '방 공제' 명목으로 최대 5500만원을 더 깎습니다. 보금자리론은 대출 총량이 줄어 문턱 밟아보기도 어렵게 된 상황입니다.

투기세력을 겨냥한 규제가 내집마련을 꿈꾸던 실수요자들에게도 타격을 입힌 셈이죠.

이러한 규제가 쏟아지자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불만이 빗발쳤습니다. "내집마련 계획은 어떻게 되는 거지?", "이제 진짜 집 못 사는 거 아니야?"라는 걱정 섞인 메시지들이 줄을 이었죠.

그럼에도 온갖 역경을 뚫고 집을 매수한 신혼부부들에겐 드디어 광명이 찾아오는 걸까요?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다음 커피챗은 젊은 주택 소유주라면 누구나 대상이 될 수 있는, '부동산 거래신고 소명서'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황은진 (hej219@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