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한숨' 두번 짜내는 정책 모기지
6·27 규제 여파…규제지역 LTV 80%→70%
아낌e-보금자리론 금리는 일괄 인상
디딤돌대출 방공제 최대 5500만원 한도↓

[편집자주] 경제 얘기, 꼭 딱딱하게 해야 할까요? '커피챗 경제'는 커피 마시며 가볍게 수다 떨듯 경제 이슈를 풀어갑니다. "아니, 그거 들었어?"로 시작해서 "아~ 그렇구나!"로 끝나는 재미있는 경제 수다. 지금 가장 핫한 경제 이슈를 중심으로 호기심 어린 솔직한 질문과 속 시원한 답변으로 채워가겠습니다.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신혼부부라면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러한 정책모기지 상품들은 일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보다 낮은 수준의 대출금리를 장기간 고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데다 비교적 대출 한도를 높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이 덕에 고소득자가 아닌 청년 수요자들의 각광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점점 이런 혜택을 받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내 집 마련' 저 멀리, B주임 이야기

오늘 사연의 주인공은 서울에 사는 3년차 새댁 B주임입니다. B주임과 그의 배우자는 혼인신고 후 직장과 가까운 아파트 단지를 위주로 첫 집 매매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둘의 합산 연소득은 8000만원을 살짝 웃도는 수준으로, 디딤돌·보금자리론 같은 신혼부부 정책대출 소득요건을 충족했죠.
처음엔 호가 5억원 전후의 매물을 집중적으로 찾아봤습니다. 당시 신혼부부 정책모기지를 통해 매매가의 80% 수준까지 대출이 가능했거든요. 5억원 집 기준, 4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으니 남은 돈 1억원 이상까지 열심히 모으면 충분하겠다는 계산이 나왔던 겁니다. 이들 부부는 앞으로 있을 '내 집 마련'을 위해 열심히 허리띠를 졸라맸죠.
그런데 지난해 6월 대출 규제가 터지면서 계획은 완전히 틀어졌습니다. 대출한도가 매매가 80% 수준에서 70%인 3억5000만원으로 줄면서, 같은 집을 사려면 자기자본을 5000만원이나 더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게 아니면 4억대 초중반 집으로 눈높이를 낮춰야만 했죠.

하지만 처음 알아보던 그 5억대 집도 가격이 훌쩍 뛴 마당에 예산을 더 낮춰가면서 원하는 집을 찾기란 어려웠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계획했던 시기보다 집 매매 시점을 늦출 수밖에 없었죠. 좀 더 살림을 아끼며 후일을 도모해야만 했습니다.
위 사례처럼 정책대출 혜택이 하나둘 축소되며 내집마련 계획에 적신호가 켜진 신혼부부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상품에서 어떤 혜택이 줄었는지,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커피챗 경제와 함께 짚고 넘어가 봅시다.
대출한도 줄어든 이유가 뭐야?
B주임 부부의 첫 내집마련 달성 시도를 무산시킨 지난해 6월 대출 규제.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이었을까요?
지난해 6월27일, 정부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대출 규제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른바 '6·27 대책'라고 하는데요.
굵직한 규제사항들이 많지만, B주임 부부에게 직격타를 날린 건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라고 해도 서울 및 규제지역 내 주택을 매수하는 것이라면 LTV가 70%로 축소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줄었다는 건 곧 자기자본을 더 많이 마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4억원짜리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해 볼게요. 예전엔 80%인 3억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젠 70%인 2억8000만원까지만 빌릴 수 있습니다. 자기자본으로 8000만원만 준비해도 됐던 게, 이젠 1억2000만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 같은 내용은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 같은 정책모기지 상품에도 똑같이 적용됐습니다. B주임 부부의 꿈이 멀어진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죠.
보금자리론, 여기서 더 불리해졌다고?
여기에 한술 더 떠 보금자리론은 수요자들에게 불리하게 바뀌었습니다. 기본금리가 오르고 대출 공급 총량이 줄었거든요.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 금리를 지난 1월,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이달에도 0.1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아낌e-보금자리론' 기준으로 금리는 연 4.05%(10년)에서 최고 연 4.35%(50년) 수준으로 조정됐죠.

공사 측은 "지난해 10월 이후 국고채 금리와 주택저당증권(MBS) 발행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금리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죠.
다만 저소득청년, 신혼가구, 사회적 배려계층 등에게는 우대금리(최대 1.0%포인트)가 적용돼 최저 연 3.05%(10년) 금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정책대출 공급 총량 자체가 25% 감축되면서 내 집 마련을 할 때 쓰는 대출 문턱은 더 높아졌죠.
디딤돌은 더 안 좋아져?
디딤돌 대출은 보금자리보다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보금자리와 마찬가지로 LTV가 하향되며 최대 대출한도가 줄어들었는데요. 여기에 추가로 '방 공제'라는 큰 제약이 있거든요.
방 공제는 세입자의 최우선 변제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출 한도에서 미리 공제하는 금액인데요.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서울 최대 5500만원, 과밀억제권역 4800만원 등이 대출한도에서 추가로 차감됩니다. 이 방 공제는 실거주의무가 부여돼 애초에 세입자를 받을 수 없는 집주인에게도 모두 해당되는 사항이죠.

사실 방 공제는 일반 시중은행 주담대나 보금자리론에도 적용되는 제약이긴 합니다. 단, 일반 시중은행 주담대 상품이나 보금자리론 같은 경우엔 빠져나갈 길이 있는데 디딤돌 대출은 웬만해선 거의 없다는 게 문제죠.
은행 주담대를 받는 경우엔 모기지신용보험(MCI)에 가입한 은행에서 대출을 실행하면 방 공제 의무가 면제되며 대출 한도를 보전받을 수 있습니다. MCI 비가입 은행이라도 차주가 직접 모기지신용보증(MCG)에 가입해 방 공제 의무를 피해가는 방안도 있죠.
정책대출은 원칙적으로 MCI를 통해 방 공제를 면제받을 수 없는데요. 그럼에도 보금자리론을 받는 경우에, 매수하려는 주택이 아파트면 처음부터 방 공제 대상에서 제외돼 피해갈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디딤돌 대출은 면제 조건이 보금자리론보다 더 까다롭습니다. 디딤돌 대출은 아파트라고 해도 방 공제 의무를 피해갈 수 없거든요.
단 매매가가 3억 이하인 단독주택에, 차주의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라면 예외사항이 적용되는데요. 현실적으로 충족하기 매우 어려운 조건이죠? 웬만해서는 LTV 축소에 방 공제까지 얹어져 이중으로 대출한도가 축소당하는 상황에 놓이는 겁니다.
실수요자 좀 봐주면 안돼?
내 집 마련 하려던 서민·신혼부부의 처지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6·27 대책으로 정책 모기지의 생애최초 수도권 LTV가 80%에서 70%가 떨어졌고, 디딤돌 대출은 그 쪼그라든 한도에서 '방 공제' 명목으로 최대 5500만원을 더 깎습니다. 보금자리론은 대출 총량이 줄어 문턱 밟아보기도 어렵게 된 상황입니다.
투기세력을 겨냥한 규제가 내집마련을 꿈꾸던 실수요자들에게도 타격을 입힌 셈이죠.
이러한 규제가 쏟아지자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불만이 빗발쳤습니다. "내집마련 계획은 어떻게 되는 거지?", "이제 진짜 집 못 사는 거 아니야?"라는 걱정 섞인 메시지들이 줄을 이었죠.
그럼에도 온갖 역경을 뚫고 집을 매수한 신혼부부들에겐 드디어 광명이 찾아오는 걸까요?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다음 커피챗은 젊은 주택 소유주라면 누구나 대상이 될 수 있는, '부동산 거래신고 소명서'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황은진 (hej219@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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