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선으로 본 인천, 감성 트렌드북 ‘인천 로컬’을 읽어보다
‘로컬 힙’(Local Hip). 최근 인천시가 ‘인천’이라는 도시의 감성에 주목해 펴낸 트렌드북 ‘인천 로컬’에 나오는 개념이다. 이 책에서는 로컬 힙을 ‘새로움을 쫓기보다는, 고유함을 오래도록 지켜내는 감각’이라고 정의한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로컬 힙을 이어가는 지역 크리에이터(창작자) 16명이 들려주는 인천 얘기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활동 분야에 따라 ‘인천을 읽다’ ‘인천을 맛보다’ ‘인천을 담다’ ‘인천을 즐기다’ 등 네 가지 감각으로 구분해 이 도시를 시민에게 소개한다.
인천시 감성 트렌드북 ‘인천 로컬’을 통해 지역 크리에이터들이 전하는 인천의 네 가지 감각을 들여다보자.
인천을 읽다
이 챕터는 골목 사이 등 인천 어느 작은 공간에서 인천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독립서점들의 이야기다. 이 챕터에서 소개할 대표적인 크리에이터는 중구 송학동 한 오래된 목조주택을 판타지 서점으로 탈바꿈해 운영 중인 ‘서점 마계’ 윤석우 대표다.
그가 말하는 인천은 다층적으로 개항의 역사를 거치면서 ‘낡음’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도시다. 이러한 경계와 다중적인 정체성이 상상력의 원천으로 이어져 모험을 시작하기 좋은 곳이라고 소개한다. 그가 개조한 100여년 된 목조주택은 붉은 벽돌과 나무 출입문 등 그야말로 판타지 서점으로서 손색이 없다. 덕분에 ‘시민 창작 출판 레이블’ ‘개항장 픽션 아카이브’ 등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공간이다.

이 책에서 윤 대표는 “우리가 꿈꾸는 것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인천에서 증명하고 싶다”며 “판타지와 현실이 서로를 북돋우는 도시, 그것이 제가 함께 만들고 싶은 인천”이라고 말한다.
인천을 맛보다
이 챕터는 인천 특산물과 문화를 기반으로 인천의 특색과 매력을 담은 ‘로컬 음식’을 만드는 이들의 이야기다. 이 챕터에서 눈에 띄는 크리에이터는 강화 특산물인 순무를 활용해 한국적인 김치를 비롯해 다양한 건강 레시피를 개발하는 ‘핑크김치’ 김경민 대표다.
순무는 유럽에서 건너왔지만, 미생물이 풍부한 강화도 토양과 해풍에 힘입어 ‘강화 순무’라는 품종이 생길 정도로 지역에 뿌리내린 작물이다. 김 대표는 비건 김치뿐 아니라 라페, 쏨땀 등 강화도에서 부모님이 직접 농사지은 순무를 다양한 맛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이미 핑크김치의 ‘순무 쏨땀’은 지역 빵집인 ‘타르틴베이커리’의 샌드위치 재료로 납품할 정도로 강화도와 인천에 스며들고 있다.

김 대표는 “강화 순무는 김치로만 즐기기에는 매력이 무궁무진하다. 샐러드를 만들어 먹어도 좋고 김치를 만들기에도 좋은 재료”라며 “여기에 새콤한 맛을 더해 라페, 피클, 쏨땀 등 다양한 맛으로 변신할 수 있다고 알리고 싶다”고 했다.
인천을 담다
이 챕터는 인천만의 매력을 특별한 소품으로 빚어내는 이들의 이야기다. 이 챕터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대표 크리에이터는 옹진군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패턴들로 직물을 엮어내고, 이를 활용해 지역 굿즈로 탄생시키고 있는 ‘땡스부티크’의 안보나 대표다.
30년 이상 인천에서 자란 안 대표는 인천의 바다, 산, 섬 등 도심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주목했다. 백령도 물범, 굴업도 사슴, 옹진군 갯벌과 파도 등이 안 대표의 감각을 거쳐 아름다운 패턴으로 살아났다. 이 패턴을 활용한 직물은 티셔츠, 에코백, 스카프 등 굿즈로 변신했고, 옹진군을 비롯해 인천 시민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안 대표에 따르면 옹진군 섬 지도 패턴과 점박이물범 패턴이 가장 반응이 뜨거웠다.

이 책에서 안 대표는 “인천은 매력적인 자연환경을 품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늘 아쉬웠다”며 “일상의 행복과 풍경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만큼, 인천의 자연환경 유산을 디자인 요소로 적극 활요해 창작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인천을 즐기다
인천은 바다와 섬, 구도심의 오랜 골목 등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이 챕터는 인천 속으로 직접 들어가 인천을 더 가깝고 깊게 체험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대표적인 크리에이터가 바로 인천 일상을 빛의 예술로 물들이는 ‘스튜디오 바이미’ 한다솜·이지소 대표다.
중구 동인천에 위치한 스튜디오 바이미는 주로 종교건축예술에 활용되던 스테인드글라스를 일상 속 예술로 스며들도록 청년 작가가 열정을 발산하는 곳이다. 이 공방에서는 누구나 쉽게 컵, 유리접시 등 생활소품을 만들 수 있는 일일 수업이 열리기도 한다. 또 인천맥주의 개항로 맥주병(폐유리병)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직접 만든 유리소반에서 관객과 차를 마시며 인천을 매개로 소통하는 등 지역색을 담은 시범사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인천의 외형보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 관계, 기억을 탐구하고 있다. 그게 진정한 도시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라며 “예술가와 시민 등이 함께 도시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 기록을 스테인드글라스로 표현하는 실험, 모두가 함께하는 공공 예술을 꿈꾼다”고 했다.
단순한 도시 안내서가 아닌 창의적 기록물
이처럼 청년 세대의 시선으로 인천의 새로운 모습을 조명한 ‘인천 로컬’은 ‘사람이 도시를 어떻게 감각적으로 해석하고 채워 나가는가’를 보여주고자 기획된 책이다. 인천시가 한정 수량으로 발간한 비매품으로, 시민 누구나 무료로 수령(선착순)할 수 있다.
수령 기간은 이달 12일부터 책자 소진 시까지다. 실물 책이 아니더라도, 인천시 공식 홈페이지나 전자책으로도 청년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김희연 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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