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실패 후 남은 빚만 2000만원…20대 원섭씨의 '대출 털기'
20대 직장인 재무설계
빚만 남게 된 ‘창업 실패’
빚에 허덕이는 20대 청년
이율 높은 대출 빨리 갚아야
구체적인 재무 목표 필요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복지 격차는 청년층을 창업으로 내모는 요인 중 하나다. 월급으로는 미래가 보이지 않아 창업에 나서는 청년층은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창업시장 역시 녹록지 않다. 직장인 이원섭(29·가명)씨는 식당 창업 3년 만에 가게를 접었다. 현재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선택했지만, 창업하면서 진 빚 2000만원이 말썽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원섭씨의 재무설계를 도왔다.
![이자율이 지나치게 높은 대출은 빨리 상환하는 것이 상책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17/thescoop1/20260217101142033gyjo.jpg)
이들의 부채 비중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담보대출(72.2%), 신용대출(10.9%), 기타금융부채(3.5%), 임대보증금(13.4%) 순이었다. 부채 규모는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작지만 소득 규모가 작은 20대에게 대출 부담은 적잖은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다.
직장인 이원섭(29·가명)씨도 빚이 발목을 잡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4년 전 대구광역시에서 식당을 창업했던 그는 3년 만에 장사를 접었다. 20대의 패기로 창업에 도전했지만 준비가 미흡했다. 식당 운영이 안정화할 때까지 버티려고 받은 은행 대출(2000만원)은 끝내 빚이 됐다.
뼈아픈 실패를 맛본 원섭씨는 무일푼으로 상경했고, 다행히 식품회사에 취업했다. 원섭씨는 "창업의 어려움을 모른 채 취업했다면 미련이 남았을 것 같다"면서 "따박따박 월급이 나오는 지금 마음이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월세 보증금 500만원도 마련했다. 문제는 창업할 때 진 빚 2000만원이었다. 대출금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이자율(연 18.2%·10년 만기)이 너무 높았다. 원섭씨는 대출 이자를 갚느라 저축은 꿈도 못 꾸고 있었다.
매달 빠져나가는 월세도 만만치 않았다. 월급은 안정적으로 들어오지만 목돈이 줄줄 빠져나갔다. 그는 "대출금을 갚고 전세 자금을 마련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5년 안에 5000만원을 모으고 싶다는 원섭씨. 그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비소비성지출은 단출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에 최소 금액 2만원씩 납입하고 있었다. 부담이 가장 큰 대출상환액은 매달 36만원이었다. 원섭씨의 지출은 220만원으로 잉여자금 38만원이었다. 하지만 잉여자금이 통장에 고스란히 남아있을 때가 거의 없었다.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계획적으로 쓰는 탓에 어디에 얼마를 쓰는지 모를 때가 많았다. 연간 상여금 200만원도 야금야금 쓰기 일쑤였다.
■Q2. 문제점 = 원섭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출이자였다. 이자율이 18.2%에 달해 매달 36만원이 줄줄 빠져나갔다. 빚내지 않고 살기 힘든 시대지만, 빚에도 유형이 있다. 상황에 따라 짊어지고 가야 하는 대출과 빨리 갚아야 하는 대출로 나뉜다.
원섭씨의 경우, 대출금리가 매우 높고, 배당소득과 같은 금융소득이 전혀 없어 빨리 갚아야 할 대출에 속했다. 월급 외에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과 같은 금융소득으로 대출금 이자를 상쇄할 수 있다면 대출 상환을 미룰 수 있지만, 원섭씨의 경우엔 대출을 빨리 상환하는 게 유리했다. 상여금 계좌를 만들어 따로 모으지 않고, 그냥 써버린다는 점도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중장기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는 점도 해결해야 했다. 주택마련·결혼자금·노후자금 마련 등은 생애주기에 따라 누구나 준비해야 한다. 여행자금처럼 1~2년 모아서 대비할 수 있는 규모의 자금도 아니다. 원섭씨처럼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이 장기적인 재무 목표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Q3. 해결책 = 대출금 2000만원 중 1500만원을 먼저 정리하기로 했다. 가게를 정리하면 중고로 처분한 집기, 권리금과 보증금 등으로 1500만원을 마련해 대출금을 상환했다. 이렇게 남은 대출은 500만원으로 매월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은 기존 36만원에서 9만원으로 27만원 절약했다.
앞으로는 허투루 써버리던 상여금 200만원은 따로 통장에 모으고, 비정기지출(17만원)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에 받은 상여금 200만원 중 남은 183만원을 별도의 통장에 따로 저축했다.
소비성지출도 손보기로 했다. 우선 통신비다. 원섭씨는 월 12만원의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했는데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 제공하는 데이터는 비슷하지만 요금은 훨씬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가 많아서다. 원섭씨는 기존에 사용했던 무제한 요금제 대신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통신비를 12만원에서 4만원으로 8만원 아꼈다.

먼저 내집 마련을 위해 월 50만원씩 적금에 붓기로 했다. 남은 대출 500만원을 상환하기 위한 적금(20만원)에도 가입했다. 투자도 병행했다. 주식 시장이 활황세인 만큼 상장지수펀드(ETF)에 월 15만원씩 투자해 결혼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후자금 등 장기 재무목표를 위한 연금저축 상품(15만원)에도 가입했다.
연금저축의 장점은 세액공제다. 최대 연간 600만원의 납입액에 16.5%(총급여 5500만원 이상 13.2%)의 세액을 공제해 준다. 원섭씨는 연간 29만원가량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원섭씨는 창업 실패라는 위기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5년 안에 5000만원을 모으고 싶다는 원섭씨의 목표에 한걸음 가까워졌다는 얘기다. 그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팀장
crimsonnunn@naver.com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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