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자전거 확대...작은 도로를 자전거길로 전환하면?

지방자치단체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새로운 자전거도로를 건설하고 자연 공간 위에 콘크리트를 덧씌우는 대신, 이미 프랑스 전역에 약 300만km에 달하는 도로와 길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FNH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농촌 지역에서 자전거 이용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방안으로 교통량이 적은 농촌 소규모 도로의 기능 재배치를 제안했다.
이 비정부기구(NGO)는 연구기관 비제아(Vizea)와 함께 수행한 상세 전망 보고서를 1월 14일 발표했다. 목표는 지방자치단체 재정이 넉넉하지 않더라도 자전거 인프라 구축에 대해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가능하며, 오히려 시급하다는 점을 지방 정치인과 예비 후보들에게 설득하는 것이다.
FNH는 국가 도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프랑스 도로망은 매우 촘촘하지만 활용도는 낮다"고 지적했다. 이는 자전거 이동 경로를 구축하고 일상적인 이동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실상 무한한 잠재력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통행량이 적고 제한속도가 시속 60km 이하인 도로를 조사한 결과, 약 200만km에 달하는 도로가 '능동적 이동수단(active mobility)'을 위한 전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산책로와 농로 등을 포함해 전체 도로망의 68%에 해당한다. FNH는 "이 구간들을 활용하면 직선적이고 빠르며 연속적인 이동 경로를 구축할 수 있다"며 "이는 전략적 차원에서 이동체계를 재설계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고 밝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FNH는 전체 도로망 가운데 1.8%에 해당하는 약 5만5000km 구간만 자전거 우선 또는 전용도로로 전환해도 프랑스 교외 및 농촌 지역을 연결하는 자전거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는 자전거도로 설치 또는 전용차로 조성뿐 아니라 "통과 목적의 자동차 교통을 차단하고 자전거 이용자와 지역 주민, 농업 종사자 등 제한적 차량만 통행하도록 하는 방식"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로 재배치, 비용 절감과 토양 보전 효과
자동차 통행을 줄여 확보한 이러한 구간은 전체 자전거 경로의 절반을 구성하게 된다. 여기에 기존 자전거도로와 추가 인프라가 결합돼야 하며, 특히 위험 교차로 안전 확보와 소도시 중심지 교통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FNH는 강조했다. 이를 통해 학교, 일자리 지역, 중심 마을, 철도역 등을 연결하는 총 10만8901km 규모의 '핵심 자전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현재 도로망의 3.5%에 해당하며, "교외와 농촌 지역 전체를 자전거 이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FNH의 주장이다.
토마스 우타야쿠마르 FNH 프로그램 디렉터는 1월 14일 기자회견에서 "자전거 이용의 가장 큰 문제는 이동 거리 자체가 아니라 안전성과 경로의 단절"이라며 "조용한 시골 도로에서 2km 정도 주행하다가도 차량 통행이 많아 건널 수 없는 국도와 마주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FNH는 세 개 지방 연합체를 사례로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루아르에셰르 주 블루아 주변에서는 도로의 2%, 요른·니에브르 지역 퓌세-포르테르에서는 3%, 지롱드 지역 그랑 큐브자게에서는 6%만 재배치해도 지역 특성에 맞는 자전거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존 도로를 재배치하는 방식은 신규 자전거도로 건설과 비교해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비용이 낮고, 토양 훼손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FNH는 프랑스 전역에 해당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약 120억~180억 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도 횡단 시설 구축이나 중심지 정비 비용이 상당할 수 있지만, 전 구간을 신규 자전거도로로 건설할 경우 예상되는 비용의 약 5분의 1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10만km 자전거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약 4850헥타르의 토지가 콘크리트로 덮일 것으로 추산됐다. FNH는 이를 지난 25년간 프랑스 도로 건설 속도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라고 평가했다. 프랑스에서는 연평균 5500km의 도로가 신설되고 있으며, 공공 예산 약 250억 유로가 도로 건설에 투입되고 있다.

연간 120만톤 탄소배출 저감 효과
이 같은 교통체계 개편은 환경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프랑스에서 개인 승용차는 전체 탄소 배출의 약 15%를 차지하지만, 자전거 이용은 도심을 제외하면 크게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일상 이동의 71%가 평균 10km 이하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이용 비율은 2.9%에 불과하다. 관련 연구들은 인프라 부족이 이동 방식 전환의 주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프랑스 노동자 3명 중 1명은 직장에서 5km 이내 거리에 거주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만 자전거를 이용하더라도 출퇴근 이동에서 자전거 비중은 현재 2%에서 12%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FNH 분석이다. 이는 프랑스가 국가 저탄소 전략(SNBC)을 통해 2030년까지 달성하려는 목표치이기도 하다. 이러한 전환이 이뤄질 경우 연간 약 12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휘발유 차량 약 60만 대의 연간 배출량에 해당한다.
"자전거 인프라는 이용 대중화를 이끈다"
FNH는 자전거가 교통 빈곤 문제를 완화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자동차 유지비는 연평균 4700유로 수준인 반면, 일반 자전거 유지비는 약 94유로, 전기자전거는 약 248유로에 불과하다.
FNH 조사에 따르면 교외 지역 거주자 약 760만 명이 교통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비용 문제로 이동 자체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전체로 보면 약 1330만 명이 이른바 '이동 빈곤(mobility poverty)'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5년간 도심 지역에서는 자전거 이용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악셀 랑베르는 "브르타뉴처럼 언덕이 많은 지역에서도 자전거 이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경사나 기후 조건과 관계없이 적절한 인프라 구축이 이뤄지면 자전거 이용은 충분히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8세 어린이부터 80세 노인까지 자전거 이용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며 "자전거는 한 세기 전 프랑스에서 널리 사용되던 이동수단이었으며, 다시 그 시대로 돌아가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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