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디테일'도 만드는 스마트폰 AI…"현실 왜곡" 우려

임정우 기자 2026. 2. 1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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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인공지능(AI)이 사진을 자동 보정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세부 요소까지 생성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 아이폰의 '딥 퓨전' 기능은 수백만 장의 이미지로 훈련한 AI 신경망을 활용해 사진 속 개별 객체를 인식하고 화소 단위로 보정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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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구글, 셔터 한 번에 AI 연산 수조 회
스마트폰 카메라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부터 수조 회의 AI 연산을 거쳐 사진을 완성한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현실에 없던 요소가 추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스마트폰 인공지능(AI)이 사진을 자동 보정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세부 요소까지 생성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술이 사진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기억과 현실 인식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BBC는 지난 4일(현지시간) 스마트폰 AI 사진 처리 기술의 현주소와 한계를 집중 분석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셔터를 한 번 누를 때마다 4~10장의 이미지를 동시에 촬영한 뒤 이를 합성해 최종 사진을 만든다. 노이즈 제거, 색 보정, 높은 명암비 기술(HDR, High Dynamic Range) 처리 등 다양한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작동한다. 애플 아이폰의 '딥 퓨전' 기능은 수백만 장의 이미지로 훈련한 AI 신경망을 활용해 사진 속 개별 객체를 인식하고 화소 단위로 보정을 수행한다.

일부 기능은 실제 촬영 장면에 없는 요소를 생성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삼성 갤럭시의 '100배 스페이스 줌' 기능이 대표적이다. 100배 스페이스 줌 기능은 달을 촬영할 때 AI가 학습한 달 이미지를 기반으로 원본에 없는 크레이터와 그림자를 추가한다. 한 레딧 이용자가 의도적으로 흐릿하게 만든 달 사진을 갤럭시로 촬영했더니 원본에 없는 세부 묘사가 선명하게 나타나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다.

레딧 이용자 'ibreakphotos'가 의도적으로 흐리게 처리한 달 이미지(왼쪽)를 삼성 갤럭시로 촬영하자 원본에 없던 크레이터와 그림자가 AI에 의해 추가됐다(오른쪽). ibreakphotos 캡처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중국 브랜드 스마트폰에서는 AI '뷰티 필터'가 기본으로 활성화돼 있어 피부를 자동으로 매끄럽게 처리하거나 얼굴 윤곽을 변형하기도 한다. 

AI로 인물과 배경을 구분해 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는 아이폰의 인물 사진 모드 개발에 참여한 '글래스이미징'의 지브 아타르 대표는 "아시아 스마트폰 모델에는 공격적인 생성형 AI 기능이 기본 탑재돼 있다"며 "눈썹에 털을 그려넣거나 배경 인물의 눈동자 방향을 임의로 바꾸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순수한 환각"이라고 표현했다.

구글은  2020년 뷰티 필터가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구글 픽셀 폰에서 해당 기능을 비활성화했다. 다만 구글도 AI 사진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픽셀의 '베스트 테이크' 기능은 여러 장의 단체 사진에서 각 인물의 가장 나은 표정을 골라 하나의 사진으로 합성한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순간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같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동일한 장면을 기본 사진 모드(왼쪽), 인물 사진 모드(가운데), 프로 모드(오른쪽)로 촬영한 결과. 모드에 따라 AI 보정 수준이 달라지면서 색감과 선명도에 차이가 나타난다. 임정우 기자 jjwl@donga.com

라팔 만티우크 영국 케임브리지대 그래픽·디스플레이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거짓 이미지를 만들려는 의도는 없다"면서도 "이미지를 렌더링하는 방식에 상당한 창작적 통제가 개입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픽셀 폰에는 픽셀의 스타일이, 애플 폰에는 애플의 스타일이 있다"며 "마치 서로 다른 사진작가와 같다"고 설명했다.

레프 마노비치 뉴욕시립대 디지털문화미디어학과의 교수는 "1850년대부터 사진 보정은 사진술의 핵심 요소였다"면서도 "원래 장면에 없던 디테일을 자동으로 추가하는 기술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정우 기자 jjw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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