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계좌 이체로 증거 남겨라”... 중고거래 사기 안 당하는 8계명

“거래하러 나가기 전에 꼭 암기하세요!”
당근과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중고 거래 플랫폼 규모가 커지고 거래 건수가 늘어나면서, ‘중고 거래 사기 당하지 않는 8계명’이라는 내용의 정보성 게시물이 중고 커뮤니티 유저 사이에 확산하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들이 사기나 거래 분쟁에 대해 ‘모르쇠’ 태도를 취하는 일이 속출하자, 이용자들끼리 사기 위험을 피하기 위한 지혜를 모은 ‘가이드라인’을 만든 셈이다. 특히 직거래 위주 거래여서 ‘사기 청정 지역’이라던 당근에서조차 사기를 당했다는 사례가 늘면서, 이런 정보글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공유되는 ‘중고 거래 가이드라인’ 게시물에는 보통 다음 8개 내용이 공통적으로 들어간다. ①계좌 이체는 가능한 토스로 하기(50만원 한도까지 1회 돌려줌), ②카카오톡 프로필 추가 후 실제 본인 사용 번호인지 확인하기, ③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저렴할 경우 의심하기, ④안전 결제 시스템 활용하기, ⑤가능하면 직거래하고 공공장소에서 만나기, ⑥거래 전 실물 사진 요청하기, ⑦현금보다는 계좌 이체로 증거 남기기, ⑧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거래하지 않기 등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24년 30조원에서 2025년 약 43조원으로 1년 새 43%나 성장했다. 중고 플랫폼 업계는 올해 5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으로 관련 범죄도 급증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사기 발생 건수는 2020년 3만9906건에서 2024년 9만5752건으로 139% 늘었다. 검거 건수도 2022년 2만5226건에서 2024년 4만1115건으로 63% 늘긴 했지만, 범죄 발생 증가세에는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결국 “급성장하는 시장 규모에 어울리는 대응책이 보이지 않은 탓에 ‘자구책’이 공감을 얻는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중고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다만 이런 ‘사기 안 당하는 법’ 게시글에 대해 “무슨 군대 복무 신조도 아니고 외워야 할 게 너무 많다” “이 정도면 플랫폼이 이용자한테 거래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현재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와 중고 거래 플랫폼 3사는 분쟁 조정을 위해 자율 분쟁 조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웹사이트 안내에는 “플랫폼별 자율 분쟁 조정 제도를 먼저 신청하고, 해결이 어려울 경우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로 신청하기를 권고한다”고 나온다. 사기로 의심되는 경우와 거래 상대가 플랫폼을 탈퇴한 경우, 동일 거래 건에 대해 중복 접수한 경우 처리가 불가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당근의 경우 고객센터에서 자율 분쟁 조정 요청 전에 ‘조정안보다 합의를 우선으로 하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신청하기’, ‘조정안은 어떤 법적 효력도 갖고 있지 않다’ 등의 내용을 확인해 달라고 권고한다.
중고나라는 분쟁 관련 문의를 신청할 경우 바로 ‘1:1 문의’로 이어진다. 문의를 하려면 첫 번째 문의 유형을 눌러야 하는데 ‘J쿠폰’, ‘안심 결제’, ‘거래 방법(배송)’, ‘이용 제재’, ‘서비스’, ‘오류’, ‘개선 및 제안’, ‘광고·업무 제휴' 등의 선택지밖에 없고 분쟁 유형은 찾아볼 수 없다.
번개장터는 이메일 등의 문의 내용 작성으로 바로 이어지는데, ‘상대방 상점이 탈퇴했다면 도움을 줄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중고 거래 플랫폼 3사 안내문에 대해선 “책임 회피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우리는 책임을 못 지니까 이용자들이 알아서 사기당하지 않게 잘해야 한다는 뉘앙스로 읽힐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중고 거래 플랫폼 규모가 커진 만큼 쇼핑몰처럼 ‘에스크로(구매 안전 서비스)’ 의무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스크로는 거래의 안전성을 위해 플랫폼 등 제3자가 구매자 결제 대금을 가지고 있다가, 상품 배송이 완료되면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서비스다.
한편 국가기술표준원은 안심 결제 의무화 내용이 담긴 중고 거래 서비스 가이드라인 제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중고 거래 플랫폼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으며 최대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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