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피 설날' 맞은 부모들 "아이 세뱃돈, 저금통 대신 주식 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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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릴 땐 몰랐던 투자라는 걸, 아이는 가능한 한 빨리 경험하면 좋겠어요."
열한 살 자녀를 둔 김모(45)씨는 이번 설 연휴가 끝나면 아이 명의 주식 계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실제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3개 증권사에서 미성년자 명의로 개설된 주식 계좌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3만4,590좌로, 같은 해 1월(1만1,873좌)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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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황세 발맞춰 금융 조기 교육
미성년 자녀 비과세 혜택 노린 수요
일각 "왜곡된 경제관념 형성" 우려도

"제가 어릴 땐 몰랐던 투자라는 걸, 아이는 가능한 한 빨리 경험하면 좋겠어요."
열한 살 자녀를 둔 김모(45)씨는 이번 설 연휴가 끝나면 아이 명의 주식 계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김씨는 "투자의 가장 큰 무기는 시간이지 않느냐"며 "어릴 때부터 소액이라도 투자 경험을 쌓게 해 주면 성인이 돼서 자산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 세뱃돈을 출발선 삼아 아이 주식 계좌를 장기적으로 운용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국내 증시가 활황세를 이어가면서 설 명절 가정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미성년 자녀가 받는 세뱃돈을 저금통에 넣는 대신, 주식에 투자하려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주식 시장 호황에 발맞춰 자녀에게 자산 형성과 금융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이번 설 직전에는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500선을 돌파하는 등 긴 연휴에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이른바 '명절 리스크'도 희석됐다는 평가다.
실제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3개 증권사에서 미성년자 명의로 개설된 주식 계좌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3만4,590좌로, 같은 해 1월(1만1,873좌)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코스피가 반등 흐름을 보이기 시작한 같은 해 6월 기점으로 계좌 개설 증가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미성년 자녀에겐 10년마다 최대 2,000만 원까지 증여세가 공제되는 만큼, 일찌감치 자녀 명의 계좌를 개설해 장기 투자에 따른 복리 효과를 비과세로 누리려는 수요도 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42)씨는 지난달 아홉 살 자녀 앞으로 주식 계좌를 만들었다고 한다. 박씨는 "명절에 큰 단위 용돈이 들어올 때마다 국내외 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하려는 용도"라며 "예·적금으로 낮은 이자를 얻기보다 증여 한도 안에서 자산을 키우는 버릇을 들였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수익을 얻으려는 목적을 넘어 자녀가 좋아하는 기업이나 브랜드의 주식을 함께 알아보며 경제·금융 조기 교육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올 초 초등학생 자녀 두 명에게 주식 계좌를 신년 선물로 줬다는 장혜영(47)씨는 "유망한 산업 분야나 미래지향적인 기업 등을 공부하며 진로를 탐색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며 "과도하게 사고파는 데 몰입하지 않는 선에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투자 방법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자녀의 계좌를 활용한 투자나 조기 증여 시 주의 사항도 적지 않다. 미성년 자녀의 비과세 혜택과 별개로, 계좌에서 자주 주식을 사고파는 등 적극적으로 운용하면 세무조사 대상이 돼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자녀 계좌가 부모의 차명 계좌로 간주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청소년들이 단기간 이익을 좇는 투자에 익숙해지면 왜곡된 경제관념을 갖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식은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단기간 수익과 손실을 경험할 경우 금전적 가치에 대해 과도하게 민감해질 수 있다"며 "예금, 적금 등을 통해 차근차근 저축 습관을 기르는 것이 더 바람직한 교육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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