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묶인 부동산 법안들…135만 가구 공급 ‘안갯속’

노해철 기자 2026. 2. 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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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을 실행하기 위한 국회 입법이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공급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강조하는 사이 정부는 지난해 9월(9·7 대책)과 올해 1월(1·29 대책) 대규모 주택 공급 방안을 제시했으나 정작 이를 뒷받침할 법적 기반은 마련되지 못하면서 정책 추진 동력을 떨어뜨리는 형국이다.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한 법안도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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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을 실행하기 위한 국회 입법이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공급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야 정쟁에 관련 법안은 후순위로 밀리는 탓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강조하는 사이 정부는 지난해 9월(9·7 대책)과 올해 1월(1·29 대책) 대규모 주택 공급 방안을 제시했으나 정작 이를 뒷받침할 법적 기반은 마련되지 못하면서 정책 추진 동력을 떨어뜨리는 형국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이 단 1건도 처리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공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과 국토교통부 장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을 확대하는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매듭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국민의힘과 이견으로 지연됐다. 특히 당일 오전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오찬 회동이 무산되며 정치 국면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한 법안도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공공주택 사업에서 핵심 행정절차인 전략환경영향평가 시기를 앞당기고 원활한 토지 보상을 끌어내기 위한 통합조정회의 설치 및 보상 협조 장려금 지원의 근거를 담은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은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주택 건설 사업의 신속한 인허가를 돕는 지원센터 설치·운영을 위한 부동산 개발 사업 관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발의 후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일부 법안은 발의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직접 시행해 공급 속도를 올리는 법안은 LH 개혁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의 자체가 늦어지고 있다. 국토부는 당초 지난해 말로 예고된 LH 개혁안 발표 시점을 올 상반기로 미뤘다. 이 밖에 노후 공공청사 및 유휴 국공유지의 복합 개발을 위한 법안, 빈집 등 빈 건축물의 정비를 활성화하는 특별법, 장기간 방치된 학교용지를 복합 개발하는 특별법 등도 국회에 묶여 있다.

문제는 부동산 입법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공급 정책 전반의 신뢰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9·7 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에만 13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어 1·29 대책에서는 서울 3만2000가구를 포함해 수도권 6만 가구 공급 계획을 구체화했다. 시장이 체감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착공에 들어가 공급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관련 입법이 지지부진하면서 이러한 일정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해지고 있다.

야당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선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 정비사업의 활성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맞서고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단계적 완화 및 폐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재건축·재개발 대출 규제 완화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여당은 자칫 서울 강남 등 재건축·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 25만가구 중 민간 비율이 80%로 민간을 제외하는 건 전체 공급 엔진의 80%를 꺼두고 20%로만 달리겠다는 것”이라며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을 상향하면 시장을 자극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배가 아파서 뒹구는데 약은 먹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랑 똑같다”고 지적했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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