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요? 언제적 얘기를”…무쏘, 도심형 SUV 부럽지 않은 픽업 [시승기 - 무쏘]

정경수 2026. 2. 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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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은 힘, 가솔린은 정숙
연비는 9㎞/ℓ 수준
직관적인 실내 조작 완성
판매가격 2900만~4680만원
1월 판매량 1100대…60% 디젤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에서 출발해 경기 파주까지 왕복 120㎞ 구간에서 신형 ‘무쏘’를 본지 기자가 시승을 하고 있다. [KGM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국내 ‘원조 픽업’ KG모빌리티(KGM)의 ‘무쏘’가 돌아왔다. 2002년 ‘무쏘 스포츠’로 시작해 20여 년간 축적해 온 픽업 노하우를 집약한 플래그십 모델이다.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에서 경기 파주까지 왕복 약 120㎞ 구간에서 신형 픽업트럭 무쏘를 시승했다. 서울에서 파주로 향하는 구간은 디젤 모델, 복귀 구간은 가솔린 모델로 달렸다.

시승차는 M9 트림, 4WD(롱데크) 사양으로 상위 구성에 해당한다. 5링크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한 승차감 설계, 최대 3.0톤 견인 성능, LD(차동기어 잠금장치) 등 픽업 본연의 기능을 앞세우면서도, 차선 유지 보조 등 주행 보조 기능을 도심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디젤, ‘일하는 차’의 확실한 토크

서울 도심에서 출발해 파주로 향하는 도로를 달리며 느낀 디젤 모델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차’라는 인상을 남겼다. 저회전 영역에서 토크가 두텁게 깔려 화물을 싣거나 장거리 주행이 잦은 사용자에게 탁월한 선택지가 될 것 같다. 특히 파주 인근 오르막 구간에서는 디젤 특유의 힘이 더욱 또렷하게 체감됐다.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가속력이 여유 있어, 경사로에서도 부담 없이 속도를 유지했다.

코너 구간에서의 접지감도 생각보다 안정적이다. 픽업 특유의 ‘뒤가 가벼워 흐트러지는’ 불안감은 크지 않았다. 편도 약 60㎞ 주행에서 트립 기준 연비는 9.2㎞/ℓ를 기록했다.

디젤 특유의 엔진음은 존재하지만 거슬릴 정도로 과도하게 튀지는 않았다. 순간적으로 시속 140㎞까지 속도를 올려도 차체 흔들림이 크지 않았고, 직진 안정감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에서 출발해 경기 파주까지 왕복 120㎞ 구간에서 신형 ‘무쏘’를 본지 기자가 시승을 하고 있다. [KGM 제공]
잔진동 줄이고, ‘멈춤-출발’은 더 자연스럽게

주행 내내 잔진동이 기대 이상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점도 인상적이다. 픽업은 구조상 진동·소음에서 불리하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이번 시승에서는 ‘거친 차’라기보다 ‘차분하게 정리된 차’에 가까웠다. 방지턱에서도 큰 차체가 출렁이며 불편함을 주기보다는, 충격을 매끈하게 흡수하며 넘어가는 느낌이 강했다.

차체가 큰 픽업임에도 저속 구간에서의 페달 조작은 의외로 자연스러웠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차가 갑자기 ‘툭’ 튀어나가는 과민한 반응은 없었고, 브레이크 역시 부드럽게 감속이 이뤄졌다. 급하게 꺾거나 멈춰야 하는 도심 정체 상황에서의 미세한 속도 조절도 어렵지 않았다.

정체 구간에서는 오토스탑(정차 시 시동 제어) 기능도 만족스러웠다. 또한 앞차가 출발하면 알림을 띄워 주는 기능은 운전자의 긴장을 덜어주는 요소로 작동했다.

지난 11일 본지 기자가 시승을 한 KG모빌리티(KGM) 신형 ‘무쏘’의 실내. [KGM 제공]
가솔린, 정숙성으로 ‘일상형 픽업’에 힘

복귀 구간에서 시승한 가솔린 모델은 정숙성이 돋보였다. 엔진음이 억제되면서 실내가 한층 정돈된 분위기로 바뀌었고, 픽업을 일상에서 타려는 수요층에게 장점이 분명했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반응이 부드럽게 이어졌고, 변속 과정도 매끄러워 도심 주행에서의 이질감이 크지 않았다.

고속 구간에서도 엔진 회전 질감이 비교적 차분하게 유지되면서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크게 도드라지지 않았다. 디젤이 ‘토크 중심의 힘’이라면, 가솔린은 ‘정숙성과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춘 성격이 뚜렷했다.

편도 약 60㎞ 주행에서 연비는 9.4㎞/ℓ를 기록했다. 디젤과 큰 차이가 나진 않았지만, 체감상 정숙성과 승용 감각에서는 가솔린 쪽이 좀 더 일상 친화적으로 다가왔다.

지난 11일 본지 기자가 시승을 한 KG모빌리티(KGM) 신형 ‘무쏘’ 모습. 정경수 기자
ADAS는 ‘크게, 확실하게’…속도 경고는 모닝콜 수준

전반적인 구성은 화려함보다는 실용에 초점을 맞춰, 픽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느낌이 강하다.

주행보조시스템(ADAS)은 ‘단호한’ 편이다. 차선 유지 보조는 개입이 확실했고, 경고음과 화면 안내가 눈에 띄게 크게 들어온다. 속도 제한을 넘겼을 때 경고도 강하게 울려 ‘거의 모닝콜 수준’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운전자에게 확실히 인지시키는 방향성은 분명했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KGM 링크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에는 시인성을 개선한 ‘아테나 3.0’ GUI가 적용돼 주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화면 구성은 복잡하지 않고 핵심 정보 위주로 정리돼 있어 한눈에 들어왔고, 순정 내비게이션도 그래픽과 동선 안내가 깔끔했다. 전반적인 조작 체계 역시 직관적이어서 큰 차체임에도 기능을 다루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주차 상황에서도 체급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 적재함 구조 특성상 후방 감각이 일반 SUV와는 다르지만, 후방 카메라와 센서가 정확하게 작동해 사각지대를 효과적으로 보완했다. 전방 및 하부를 보여주는 그라운드 뷰 화면도 저속에서 끊김 없이 구현돼, 좁은 공간이나 경계석 주변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

지난 11일 본지 기자가 시승을 한 KG모빌리티(KGM) 신형 ‘무쏘’ 후면. [KGM 제공]
출시 초반 흥행…‘픽업 맛집’ 자신감

무쏘는 지난달 5일 양산과 함께 본계약에 돌입했고, 같은 달 20일 1호차 인도를 시작으로 고객 출고를 본격화했다. 출시 첫 달에만 1100여 대가 팔리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무쏘 가격은 2.2 디젤과 2.0 가솔린, 구동 방식·데크 구성에 따라 M5·M7·M9 등 트림으로 나뉘며 디젤 2WD 기준 2000만원대 후반에서 시작해 4WD·롱 데크·상위 트림·옵션을 더하면 3000만원대 후반 수준까지 올라간다. 다만 최상위 트림 M9 4WD 롱데크 기준으론 4680만원대에 형성된다.

디젤은 옵션 기준으로 가솔린 대비 180만원가량 비싸지만, 연비와 토크 장점이 분명해 선택의 논리가 선다. 실제 지난달 판매분 중 약 60%가 디젤이라는 점은 ‘업무용·실사용’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이원익 KGM 책임은 “고객 니즈에 따라 디자인·파워트레인·데크·서스펜션 등을 폭넓게 고를 수 있는 멀티 라인업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무쏘는 디젤의 실용 토크와 가솔린의 정숙성을 동시에 꺼내 들며, 픽업을 ‘특수 목적 차량’에서 ‘일상형 선택지’로 넓히려는 의지가 뚜렷한 차였다. ‘픽업=화물차’라는 고정관념을 넘기 위한 답을, 주행 질감과 기능 구성에서 비교적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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