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더 내려입으세요

이설희 기자 2026. 2.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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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로우 웨이스트 트렌드

[우먼센스] 샤넬, 알렉산더 맥퀸, 클로에, 토리 버치까지. 주요 하우스들이 일제히 로우 웨이스트 실루엣을 전면에 내세우며 2000년대 초반을 지배했던 힙본 팬츠의 시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트렌드를 재해석했다.

과거의 로우 라이즈가 젊음과 도발을 상징했다면 지금의 로우 웨이스트는 비율의 재구성이자 실루엣의 재발명이 아닐까. 올 시즌, 패션하우스들은 로우 웨이스트란 단순히 팬츠를 낮게 입는 것이 아니라 몸과 옷 사이의 관계를 다시 정의하는 것임을 우리에게 증명해냈다.

비율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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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ia beckham_catwalkpictures 

이번 시즌 로우 웨이스트 트렌드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절제된 섹슈얼리티'. 빅토리아 베컴이 제시한 블랙 오버사이즈 수트는 로우 라이즈 팬츠와 그래픽 티셔츠의 조합으로 허리 라인을 자연스럽게 노출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파워풀하고 모던한 인상을 유지했음을 알 수 있다. 오버사이즈 재킷과 슬림한 로우 라이즈 팬츠의 볼륨 대비가 만들어내는 실루엣은 과거의 로우 라이즈가 추구했던 섹시함과는 결이 다름을 알려준다.

알렉산더 맥퀸의 네이비 밴드 스커트는 로우 웨이스트 트렌드가 얼마나 구조적일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룩. 스트랩리스 톱과 결합된 스커트는 허리선을 낮춰 힙 라인에서 시작되며, 포켓 디테일을 통해 기능성까지 더해졌다. 과시없이, 계산된 비율과 절제된 에로티시즘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룩이 아닐 수 없다.

레이어링의 새로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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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 웨이스트 트렌드는 레이어링에 새로운 차원을 열어준다. 보스가 선보인 그레이 톤온톤 룩에이 바로 그 예. 스트랩리스 톱은 허리 아래에서 시작되는 와이드 팬츠와 만나며 색다른 레이어드 효과를 만들어낸다. 벨트 디테일과 옐로 액센트가 더해져 단순히 낮아진 웨이스트라인이 아닌 의도적으로 설계된 구조미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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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에의 베이지 원숄더 톱과 네이비 로우 라이즈 팬츠의 조합은 가히 실험적이다. 허리에 감긴 디테일이 로우 라이즈 팬츠 위로 흘러내리며 두 아이템을 시각적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웨이스트라인 자체를 유동적인 개념으로 만들었기 때문. 이것은 고정된 위치가 아니라 움직이는 선으로 작용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테일러링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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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은 로우 웨이스트를 통해 클래식 테일러링을 현대화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체크 재킷, 레드 니트, 크림 랩 스커트로 구성된 룩에서 스커트의 웨이스트라인은 자연스럽게 힙 라인에 안착하며, 하이 슬릿을 통해 움직임의 자유를 더한다. 전통적인 샤넬 수트의 정교함은 유지하되, 확실히 달라진 뉴 샤넬 실루엣의 탄생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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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 버치가 선보인 네이비 재킷과 블루 플리츠 스커트 룩. 이 조합은 로우 웨이스트가 포멀웨어에서도 얼마나 효과적인지 똑똑히 보여준다. 재킷의 길이와 스커트의 시작점 사이에 만들어진 간격은 비율의 가히 마술을 일으키며 단순히 다리가 길어 보이는 것을 넘어, 전체적인 신체 비율을 재배치한 듯한 신비로움까지 자아낸다. 

편안함의 재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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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베컴의 핑크 새틴 코르셋 톱과 그레이 드레이프 스커트 착장은 로우 웨이스트가 구조적 긴장감을 만드는 동시에 편안함을 제공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룩. 스트랩 디테일이 돋보이는 톱은 상체에 볼륨을 주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로우 라이즈 스커트는 움직임에 여유를 더해줌으로써 전체적으로 플레이풀함까지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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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막스의 스포티하면서도 쿨한 재킷과 팬츠의 조합은 로우 웨이스트 트렌드가 포멀 웨어로도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힙본에 안착하는 팬츠는 재킷의 크롭 길이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데, 빅 버클 벨트와 어우러져 릴렉스드하면서도 더할 나위 없이 세련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새로운 페미니니티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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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의 크롭 스웨이드 재킷과 로우 웨이스트 팬츠 룩은 로우 웨이스트가 어떻게 새로운 언어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예. 힙본에 안착하는 테일러드 팬츠와 크롭 길이 재킷의 조합은 강인함과 여성스러움을 동시에 표현하며, 벨트 디테일은 낮아진 웨이스트라인을 더욱 강조한다. 스웨이드 소재가 더하는 부드러운 질감은 로우 웨이스트 트렌드를 한층 더 접근 가능하게 만들기까지.

이처럼, 다시 찾아온 로우 웨이스트 트렌드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이설희 기자 seherhe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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