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밀라노에서 ‘노 골드’ 참사 위기에 몰린 이유는? 더 이상 압도적이지 않은 한국의 기량+통하지 않는 막판 스퍼트 전략
이제 무조건 금메달만이 가치가 있다고 외치는 ‘금메달 만능주의’가 사라졌다고는 해도, 쇼트트랙은 얘기가 다르다. 1992 알베르빌에서 쇼트트랙이 동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022 베이징까지 전체 65개의 금메달 중 한국이 따낸 금메달은 26개로 전체 금메달의 40%에 달한다. 은메달 16개, 동메달 11개까지 합치면 전체 195개의 메달 중 53개의 메달을 한국이 가져왔으니 그 점유율 역시 27.2%다. 자타공인 한국 쇼트트랙은 세계 최강이었다.
심지어 20년 전인 2006 토리노에서는 안현수와 진선유가 남녀 3관왕에 오르며 8개 금메달 중 6개를 싹쓸이할 정도였다. 그랬던 한국 쇼트트랙이 2026 밀라노에서는 자칫 ‘노골드’로 마감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모락모락 피어나오고 있다.

한국이 그간 올림픽에서 주종목 삼았던 1000m나 1500m에서도 지배력이 약해진 모습이다. 남자 1000m에서는 임종언(고양시청)이 동메달을 따냈고, 남자 1500m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인 황대헌(강원도청)이 은메달을 따내긴 했다. 여자 1000m에서도 에이스 최민정은 준결승에서 탈락했고, 차세대 에이스 김길 리가 혼자 결승에 오르긴 했지만, 동메달을 따내며 첫 금빛 질주에는 실패했다.

무엇보다 남자 대표팀은 개인전을 ‘노 골드’로 마쳤다. 남자 대표팀이 역대 올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더불어 여자 대표팀도 500m와 1000m에서 모두 '금빛 사냥'에 실패했고, 이제개인전은 1500m만 남겨두고 있다. 여자 대표팀마저 1500m에서 금맥을 캐지 못하면 한국은 역대 동계 올림픽에서처음으로 남녀 개인전 동반 ‘노 골드’의 안쓰러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간 한국은 상대적으로 약한 피지컬을 강력한 체력과 순간 스피드로 보완하며 초반엔 후미에서 따라가다가 막판 아웃코스 추월이나 정교한 인코스 추월 등의 기술로 스퍼트를 내면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는 전략으로 세계무대를 평정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그 전략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네덜란드나 캐나다, 이탈리아 등 한국 선수들보다 월등한 피지컬로 중무장한 선수들이 강력한 체력을 앞세워 초반부터 레이스를 주도하면서 끝까지 선두자리를 빼앗기지 않는 전술을 구사하면서 막판을 노리는 한국의 전략을 잡아먹고 있다.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옌스 판스 바우트가 금메달의 비결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따냈던 황대헌의 영상을 벤치마킹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는 한국의 ‘비기’는 더 이상 한국 선수들만의 것이 아니란 얘기다.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국가들의 선수들은 한국의 강점인 전략, 전술을 흡수하고 강력한 피지컬과 체력, 스피드를 앞세워 한국 선수들을 연이어 쓰러뜨리고 있다.


한국의 쇼트트랙 지배력은 네덜란드가 고스란히 가져가는 모양새다. 그간 빙속에는 세계 최강이었지만, 쇼트트랙에서는 다소 약세였던 네덜란드는 2018년 평창에서 쇼트트랙 첫 금메달을 수확하더니 2022년 베이징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고, 이번 밀라노에서는 개인전에서만 금메달 4개를 휩쓸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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