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전문가의 손자병법부터 돈의 방정식까지”...설 연휴, 어떤 책 골라볼까
■ 인터메초(샐리 루니 지음, 허진 옮김)

27살에 발표한 장편 ‘노멀 피플’(2018)이 부커상 후보에 오르는 등 ‘젊은 거장’으로 불리며 전 세계 신드롬을 일으킨 샐리 루니의 새 장편소설이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던 두 형제가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멈춰 서는 순간을 그린다. 형 피터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변호사다. 겉으로는 안정된 삶을 사는 듯 보이지만, 오래된 연인 실비아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채 또 다른 인물과 얽혀 있다. 동생 아이번은 영민함을 요하는 체스 선수지만 일상의 관계 맺기에는 서툴다.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버텨왔으나, 상실이라는 사건은 그들의 궤도를 교차시킨다.
‘인터메초(intermezzo)’는 음악이나 극에서 막과 막 사이를 잇는 간주곡을 뜻하며, 체스에서는 예상 밖의 한 수를 의미한다. 제목이 암시하듯 작품은 형제의 삶에 찾아온 ‘막간’을 따라간다. 루니는 상실 이후의 시간을 과장 없이 묘사하며, 사랑과 책임, 이해와 성장을 섬세하게 짚는다. 젊은 현대 세대의 감정과 불안을 정밀하게 포착했던 그는 이번에도 인물의 내면을 차분히 응시한다. 관계가 흔들리는 지점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떻게 또 다른 삶으로 이어지는지를 따라가는 소설이다.
■ 손자병법: 세상의 모든 전략과 전술(손무 원저, 임용한 편저)

‘손자병법’은 2500년 넘게 읽혀온 전략 고전이다. 기원전 6세기 중국이 수십 개의 나라로 분열된 전쟁의 시대에 쓰인 이 병법서는 이후 수많은 주석과 해설을 낳았다. 지난 2세기 조조가 그러했고, 다시 1200년이 지나 조선의 수양대군은 주석을 단 ‘무경칠서주해’를 펴낸 바 있다. 이 병법서는 전쟁의 기술을 넘어 상황 판단과 인간 심리에 관한 통찰을 담았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읽혀왔다.
신간 ‘손자병법: 세상의 모든 전략과 전술’는 손자병법의 본질에 집중했다. 전쟁사에 정통한 역사학자 임용한 박사가 동서양의 전쟁과 전투로 손자병법을 풀어낸 해설서다. 마라톤 전투부터 현대 중동 분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를 교차하며 손자의 문장을 해설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 이순신 장군 등 역사 속 명장들의 사례뿐 아니라 전략적 판단에 실패한 경우도 함께 다룬다. 병법서 특유의 간결한 문장을 실제 전쟁의 맥락 속에 놓음으로써, 추상적 원칙이 어떻게 현실에서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궁극적으로는 판단과 리더십, 위기 대응이라는 보편적 주제로 확장된다.
■ 돈의 방정식(모건 하우절 지음, 박영준 옮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불변의 법칙’과 ‘돈의 심리학’ 저자이자 전 세계 수많은 팬층을 거느린 모건 하우절의 신작이다. 모건 하우절의 ‘돈의 방정식’은 돈을 버는 기술보다 돈을 대하는 태도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부의 기준을 다시 묻는다. 그가 제시하는 공식은 단순하다. ‘부 = 가진 것 - 원하는 것’. 더 많이 소유하는 것보다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아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저자는 ‘도구’와 ‘수단’으로서의 돈이, 때로 인간을 이용하고 지배할 수 있음을 경계한다. 저자는 신작을 펴내며 “독립과 자유가 없는 부는 또 다른 형태의 빈곤”이라며 “돈에 휘둘리지 않고 제대로 돈을 다루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은 세계일주 요트경주 우승 후보의 극단적 선택, 거대 부호 가문의 몰락, 고액 연봉을 받는 스포츠 선수들의 파산 사례 등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돈과 인간의 관계를 탐색한다. 숫자와 수익률이 아니라 선택과 욕망, 비교와 만족의 문제를 다룬다. 저자는 독립성과 자유가 결여된 부는 또 다른 형태의 빈곤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돈을 다루는 능력은 금융 지식 이전에 자기 인식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한다. 경제 공부를 시작하는 독자에게는 실용적 기준을, 이미 자산을 쌓아온 이들에게는 방향을 점검할 계기를 제공한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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