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해외출장’ 자투리 마일리지, ‘취약계층 기부’ 확산

공무원이 해외 출장을 갈 때마다 쌓이는 항공마일리지로 물품을 구매한 후 취약계층에 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소속 공무원들의 국외 출장에 따라 적립된 공적 항공마일리지가 약 200만마일리지에 달한다고 12일 밝혔다. 1마일리지 당 10원으로 환산하면 약 2000만원 수준이다. 연간 적립된 마일리지 중 이날 기준 132만마일리지가 사용됐다.
마일리지 사용 내역 중에서는 ‘물품구매 후 기부’가 90만마일리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맞춤형 복지 또는 현금으로 개인 구매’ 18만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 확보’ 16만마일리지, ‘좌석 승급’ 8만마일리지 등이다.
행안부는 마일리지를 활용해 구매한 물품을 지난 10일 대전의 성우보육원에 기부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공적 항공마일리지를 보유한 직원들과 퇴직자들이 자발적으로 900만원 상당의 신학기 학용품과 생활용품 등을 구매해 나눔을 펼쳤다”고 말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적립된 공적 항공마일리지는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라 보너스 항공권 구매와 좌석 승급, 현금·마일리지 복합결제(대한항공 항공권 가격의 30%까지 마일리지로 결제 가능), 물품구매 후 기부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당사자 퇴직 등으로 공적 항공마일리지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소멸되거나 개인에게 귀속되는 일이 잦았다. 또 보너스 항공권 좌석이 없거나 보유 규모가 적어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경과하면서 소멸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2023년에는 49개 중앙행정기관과 243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유효기간 만료로 약 3500만마일리지가 소멸되고, 마일리지를 보유한 공무원의 퇴직으로 개인에게 귀속된 마일리지가 3900만마일리지에 달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마일리지 당 10원으로 잡아도 대략 7억원이 넘는 규모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듬해 7월 인사혁신처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인사처는 ‘공무원 여비업무 처리기준’에서 ‘1년 이내(정년) 퇴직예정자 또는 유효기간 만료로 1년 이내 소멸 예정 공적 항공마일리지를 보유하고 있는 공무원은 특별한 사정(공무출장 예정 등)이 없는 한 퇴직 전까지 또는 해당 마일리지 소멸시점 전까지 해당 공적 항공마일리지를 활용한 물품 구매 및 기부활동 등을 통해 잔여분을 소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규정했다.
권익위와 인사처의 권고·지침에 따라 정부부처와 지방정부의 공적 항공마일리지 기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퇴직 예정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소멸 예정인 공적 항공마일리지로 수건, 세제, 비누 등 생필품을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 기부했다. 인사처도 지난해 소멸 예정 마일리지를 활용해 담요와 세제 등 생필품을 구매한 후 보육원 등에 전달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적립된 마일리지는 공무출장 시 항공권 구매와 좌석 승급 등에 우선 활용하고, 소멸 예정 마일리지는 기부활동 등을 통해 사용하고 있다”며 “올해도 유효기간 만료를 앞둔 마일리지를 활용해 취약계층 기부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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