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출하는 컬링의 ‘더블 터치’…빙판의 체스에 꼼수 논란

빙판의 체스로 불리던 컬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캐나다와 스웨덴 선수들 사이의 다툼 정도로 여겨졌던 ‘더블 터치’ 사건이 다른 경기에서도 속출하고 있다. 스포츠의 기본인 신뢰를 깨는 사건으로 번졌다.
영국의 보비 래미는 15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남자 컬링 라운드로빈 독일전(9-4 승리) 9엔드에서 던진 스톤이 심판에 의해서 제거됐다.
래미가 스톤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살짝 다시 건드렸다는 더블 터치 판정이 내려졌다.
지난 13일 캐나다와 스웨덴의 남자부 경기 9엔드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스웨덴 선수들은 캐나다의 마크 케네디가 호그라인(투구 시 마지노선)을 넘는 과정에서 스톤을 두 번 접촉하는 더블 터치 반칙을 범했다고 주장했고 이는 격한 말싸움으로까지 이어졌다.
스웨덴 국영방송국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영상에는 케네디가 스톤에서 손을 뗀 뒤 다시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장면이 찍혔다.
당시에는 심판이 스톤을 제거하는 대신 캐나다 선수가 욕설을 저지른 것에 경고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컬링 손잡이에는 센서가 달려 있어 두 번 접촉하면 빨간 불이 들어오지만, 돌을 건드리는 경우는 잡아내지 못한다. 심판이 직접 눈으로 살펴보지 않는 이상 반칙을 저질러도 모를 수 있다.
그러나 다음날인 캐나다와 스위스의 여자부 경기에서 똑같은 사태가 벌어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이번엔 심판이 캐나다 여자팀의 더블 터치 반칙을 인정해 스톤이 하나 제거됐다. 국제연맹인 월드컬링이 “규정 위반을 면밀히 관찰하겠다”고 밝힌 것이 남·녀 경기의 다른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남·녀 대표팀 모두 반칙은 없었다며 완강하게 부인하지만, SNS에는 반칙 장면으로 의심되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월드컬링은 이번 사태로 논란이 커지자 2명의 심판을 경기장에 배치해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가 하루 만에 ‘팀 요청이 있을 때만 심판을 투입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전통적으로 컬링은 ‘매너’를 중시해온 종목이다. 패색이 짙어지면 먼저 악수를 청하고 기권을 선언하고, 반칙을 범하면 스스로 고백하는 게 ‘미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더블 터치 논란이 커지자 이젠 컬링에서도 선수 양심에만 맡길 게 아니라 비디오판독으로 반칙 여부를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미국 여자팀 스킵 태비사 피터슨은 “다른 종목에서도 비디오판독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찬성했다. 그의 동생인 타라 피터슨 역시 “비디오판독 도입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영상으로 돌려보는 게 반칙을 확인하는 데에 유용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스웨덴 여자팀의 요한나 헬딘은 “비디오판독이 도입되면 경기 흐름이 흐트러질 것 같다”면서 “컬링은 항상 규칙을 준수하고 높은 수준의 스포츠맨십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 그저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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