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승부처는 ‘관절’… 에스피지 “연 5000개 팔겠다”

인천/장우정 기자 2026. 2. 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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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레이더]
정밀 감속기 국산화 이어 액추에이터 출사표
지난달 22일 인천 남동구 에스피지에서 여영길 대표가 휴머노이드 관절(액추에이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정밀 감속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박성원 기자

2032년 약 95조원(660억달러·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시장을 놓고 테슬라의 ‘옵티머스’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아틀라스’까지 가세하면서 글로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완성 로봇 경쟁과 맞물려 휴머노이드의 관절 역할을 담당하는 액추에이터를 비롯해 센서, 배터리 등 핵심 부품 기업들도 새로운 경쟁 축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그중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에 30개 안팎이 탑재되는 액추에이터 경쟁이 국내에서도 가열되는 중이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정밀 감속기, 제어기 등이 결합된 관절 구동 장치로 인간과 유사한 정밀한 동작을 구현하면서도 높은 부하와 충격을 견뎌야 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일본 기업들이 주도해 온 정밀 감속기 시장에 국산 기술로 도전한 에스피지(SPG)도 액추에이터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1991년 설립된 에스피지는 모터·감속기 분야에서 40년 가까이 기술을 축적해 온 제조 기업으로, 이를 바탕으로 2022년부터 로봇용 정밀 감속기 상용화에도 뛰어들었다.

정밀 감속기는 모터의 빠른 회전을 줄이는 대신 토크(회전력)를 높여 로봇 팔과 관절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부품으로 로봇 원가의 약 30~40%를 차지한다. 그동안 일본 하모닉드라이브와 나브테스코 등이 시장을 장악해 왔지만 에스피지는 2017년부터 약 300억원을 투자해 설계부터 제조, 정밀 가공까지 전 과정 내재화에 성공했다.

정밀 감속기에 들어가는 ‘플렉스 스플라인’ 소재를 세아특수강과 공동 개발한 것도 성과다. 로봇 관절을 흔들림 없이 제어하면서도 반복 구동에도 견딜 강도·탄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고난도 소재 기술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에스피지는 해당 제품을 삼성전자가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과 양팔 로봇, 반도체 생산 라인 자동화 설비 등에 공급하며 지난해 약 160억원 규모 매출(증권가 추산)을 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LG가 개발하는 액추에이터에 정밀 감속기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협력 관계를 맺었다.

이 같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회사는 로봇 부품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체 매출 약 3500억원 가운데 로봇용 정밀 감속기 비중은 아직 4% 수준이지만 5년 내 25~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모터와 제어기를 결합한 액추에이터 사업에도 본격 진출했다. 한국기계연구원과 표준형 휴머노이드용 액추에이터를 공동 개발 중이며 6월 6종 출시를 시작으로 연내 26종 제품군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연간 5000대 판매가 목표다.

에스피지는 자사 액추에이터 경쟁력으로 ‘완전 내재화’와 ‘모터 기술력’을 꼽는다. 여영길 대표는 “액추에이터는 감속기와 모터, 제어기를 따로 조립하는 방식이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통합 개발해야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며 “핵심 부품 대부분을 자체 생산하고 있고, 휴머노이드 장시간 구동을 위한 모터 발열 제어 관련 특허 기술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관절 수가 많아 액추에이터 단가 경쟁력이 곧 로봇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시점을 약 5년 후로 보고 있다. 여 대표는 “기술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홈로봇이 먼저 보급되고 이후 산업용 휴머노이드가 확대될 것”이라며 “일본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 중국 제품 대비 내구성·소재 품질 측면에서 한국 부품 기업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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