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도 추는 ‘피지컬 AI’... 반기지 않는 로봇업계

최근 ‘몸을 가진 인공지능(AI)’이라는 의미의 ‘피지컬 AI’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AI가 컴퓨터 화면이나 서버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에서 맥락과 상황에 맞게 행동할 수 있는 AI의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특히 피지컬 AI의 대표 주자는 로봇이다. 특히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중국 유니트리 등 일부 기업에선 상용화까지 하는 등 로봇 산업이 커지며, 로봇 산업을 일컫는 말로 ‘피지컬 AI’가 더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로봇 업계는 ‘피지컬 AI’라는 말을 반기지 않는다고 한다. 로봇을 마치 AI의 여러 하위 분야 중 하나로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로봇 업계는 AI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부터 오랜 기간 로봇 관련 연구·개발(R&D)을 해 왔다. 또 로봇을 구동하려면 센싱·제어·엔진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고, 다양한 물리적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피지컬AI라는 단어는 이런 로봇 기술의 복잡성을 무시한 채 로봇을 AI의 하위 개념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에서 휴머노이드 기술을 개발하는 박사급 연구원은 “로봇 기술은 하루아침에 AI 덕분에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발전해온 것”이라며 “피지컬AI라는 단어는 마치 ‘제미나이’같이 좋은 AI 모델만 있으면 로봇이 걷고, 집안일을 대신해 줄 수 있을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고 했다. 미 UC버클리대 기계공학 분야 연구원은 “최근 로봇에 대해 피지컬AI를 넘어 ‘응용AI’ 같은 말까지도 자주 쓰인다”고 했다.
로봇을 피지컬AI로 부르면서 AI 업계가 각광받는 미래 산업인 로봇 분야까지 선점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장에 로봇이 배치되고,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가 되는 시대에 더 많은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로봇을 만들지 않는 AI 회사들이 “우리도 피지컬AI 회사다”라고 마케팅한다는 것이다. 로봇 스타트업 관계자는 “피지컬AI라는 말을 써서 로봇 회사가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으면 좋은데, 거꾸로 하드웨어를 만들지 않는 AI 회사가 ‘로봇의 뇌인 추론 AI 모델을 만든다’며 투자를 받는 상황”이라고 했다. 개발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셜미디어(SNS)에서도 “피지컬AI는 AI 기업들이 주가를 띄우기 위해 로봇 기술을 재포장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피지컬AI라는 용어를 대중화한 것은 AI 칩 최강자로, ‘AI 시대’를 이끌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다. 황 CEO는 지난해 1월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 2025′ 행사에서 “피지컬AI 시대가 온다”고 했다. 지난달 열린 ‘CES 2026′에서도 여러 차례 피지컬AI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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