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꿈자리 뒤숭숭…혹시 어제 먹은 ‘이 음식’ 때문?

김미혜 기자 2026. 2.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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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매운음식·당류, 생생한 꿈 영향 가능성
‘특정 음식=악몽’ 공식은 없어…개인차 존재
악몽 계속되면 식사 시간·수면 내용 점검해봐야
일부 음식은 소화 과정과 각성 반응을 통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개인에 따라 악몽을 더 생생하게 만들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자고 일어났는데도 전날 밤의 악몽이 또렷하게 남아 하루 종일 찜찜한 날이 있다.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몸이 보내는 신호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부 음식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특정 사람에게는 악몽을 더 자주 혹은 더 생생하게 경험하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런 영향은 개인의 체질과 소화 상태에 따라 차이가 크다.

유제품, 소화 더뎌 숙면 방해할 수도
치즈는 소화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식품이므로 섭취 후 최소 2시간 뒤 잠자리에 드는 것이 권장된다. 클립아트코리아
영국 치즈위원회 연구에 따르면 치즈에 풍부한 트립토판은 수면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생성에 관여한다. 이로 인해 몸은 잠들어도 뇌는 비교적 활성 상태를 유지해 꿈이 선명해질 가능성이 있다.

치즈는 소화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식품이기도 하다. 취침 직전에 과도하게 섭취하면 위장 활동이 지속돼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치즈를 먹었다면 최소 2시간 후 잠자리에 드는 것이 권장된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 연구팀이 맥이완대학교 대학생 108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됐다. 일부 참가자는 유제품을 먹은 뒤 더 불안하거나 기괴한 꿈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유제품으로 인한 복부 팽만이나 소화불량이 수면 중에도 이어지며, 이런 신체 감각이 꿈의 내용에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운음식 ‘심박 올리고’…단음식 ‘혈당 올리고’ 
매운 음식은 체온 조절 체계를 흔들어 수면 단계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떡볶이나 닭발처럼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곧바로 잠들면 깊은 수면에 들기 어렵다. 매운 음식은 체온 조절 체계를 흔들고 캡사이신이 대사를 촉진해 심박수를 높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수면 단계의 균형이 깨질 수 있으며, 특히 렘(REM)수면 비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속 쓰림 등 위장 불편이 더해지면 통증이나 답답함이 꿈의 장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분이 많은 음식도 주의가 필요하다. 케이크처럼 설탕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올랐다가 다시 떨어진다. 몸은 이를 스트레스 신호로 인식해 코르티솔 등 호르몬을 분비하고 뇌를 자극할 수 있다. 충분히 잤는데도 피로가 남는다면 자기 전 당 섭취 여부를 점검해볼 만하다.

고기·튀김·초콜릿도 잠 쫓고 꿈 불러
숙면을 위해 카카오 함량 70% 이상 제품은 하루 30g 이내로, 식후에 섭취하는 것이 적절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스테이크처럼 단백질과 지방이 많은 육류는 소화에 긴 시간이 필요하다. 잠든 뒤에도 위장이 활발히 움직이면 깊은 잠 대신 얕은 수면이 반복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육류 섭취는 취침 최소 4시간 전에 마칠 것을 권한다.

치킨이나 감자튀김 등 기름진 음식은 위 괄약근을 느슨하게 해 위산 역류를 일으키기 쉽다. 수면 중 미세한 역류가 반복되면 가슴 통증이나 목의 이물감이 생기고 이런 감각이 ‘목이 졸리는 꿈’이나 ‘불이 나는 꿈’으로 왜곡돼 나타나기도 한다.

다크 초콜릿도 예외는 아니다. 각성 작용을 하는 테오브로민이 들어 있어 과다 섭취하면 불면이나 두근거림을 유발할 수 있다. 흥분 상태가 이어지면 뇌가 충분히 쉬지 못해 산만하거나 불안한 꿈을 꾸기 쉽다. 카카오 함량 70% 이상 제품이라면 하루 30g 이내로, 식후에 먹는 것이 적절하다.

음식과 꿈, 개인차가 핵심
취침 전에는 소화가 편한 식단을 선택해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특정 음식이 반드시 악몽을 유발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음식과 수면에 민감한 사람에게서는 그 영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몬트리올대 연구에서 40.2%는 ‘특정 음식이 수면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지만, 꿈의 내용까지 달라진다고 느낀 사람은 5.5%에 그쳤다. 연구를 이끈 토레 닐슨(Tore Nielsen) 교수는 “일부 음식에 예민한 사람은 식습관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악몽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과 뇌가 상호작용하는 ‘장–뇌 연결’에 주목한다. 소화 과정에서 생긴 불편감이 뇌로 전달되고, 이것이 꿈의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악몽은 단순한 공포 장면이 아니라 감정과 기억, 신체 신호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특정 음식을 먹은 날 유독 꿈자리가 뒤숭숭하다면 식사와 수면을 함께 기록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무엇을 언제 먹었는지, 수면의 질은 어땠는지, 어떤 꿈을 꿨는지 며칠만 정리해도 자신만의 패턴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은 가능한 한 이른 시간에 섭취하고, 취침 전에는 소화가 쉬운 식단을 선택하는 습관이 편안한 밤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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