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욱의 기후 1.5] 북극 더위가 부른 한파…올해 기후 미리보기
역대급으로 높았던 2025년의 전 지구 연 평균기온의 여파는 이번 겨울에 여실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극의 연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무려 1.37℃ 높아 남극(평년 대비 + 1.06℃), 북반구 중위도(평년 대비 +0.84℃), 남반구 중위도(평년 대비 +0.42℃), 열대(평년 대비 +0.29℃)보다도 더 달궈지면서 북극의 해빙 면적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탓입니다.




범위를 넓혀 금세기 들어 서울의 1월 일최저기온 추이도 살펴봤습니다. 앞서 최근 10년새 추웠던 1월로 손꼽혔던 2018년과 2021년 외에도 2001년도 일최저기온이 최저 –18.6℃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2001년엔 최저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도 그 기온이 –0.2℃에 그쳤을 만큼, 한 달 내내 최저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렀었죠. 2021년도 가장 추운 날엔 기온이 마찬가지로 –18.6℃까지 떨어졌습니다만 이후엔 하루 중 가장 낮은 기온이 4.8℃에 이를 만큼 기온이 오른 날도 있었습니다.
'겨울의 한복판'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1월 중 일최저기온이 무려 11℃에 달했던 날도 있었습니다. 바로, 2002년의 일입니다. 당시 서울엔 13.5mm의 비가 내리면서 일교차는 불과 2.5℃에 그칠 만큼, 종일 봄 날씨가 이어졌죠. 그해 1월은 대체로 포근해 일최저기온이 –10℃를 밑돈 날은 2002년 1월 2일(-11.4℃)과 3일(-12℃) 단 이틀뿐이었습니다. 11~17일까지 7일 동안은 최저기온이 영상권에 머물렀고요.

최근 10년새 전국의 1월 평균기온이 가장 낮았던 해는 2018년이었습니다. 월 평균기온이 –2.4℃에 그쳤고, 하루하루를 쪼개서 봤을 때, 평균기온이 최저 –10.7℃까지 떨어지는 등 사흘간 전국의 평균기온이 –10℃를 밑돌았습니다. 그해 1월, 전국 평균기온이 영상이었던 날은 단 9일 뿐이었죠. 다음으로 추웠던 1월은 2021년의 1월이었습니다. 월 평균기온은 –1.1℃로, 전국적으로 평균기온이 무려 –12.3℃까지 떨어졌던 2021년 1월 8일, 대관령의 평균기온은 무려 –24.3℃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10년새 2위' 기록을 다시 쓴 1월이 바로 2026년, 올해입니다. 월 평균기온은 –1.6℃로, 2021년 1월보다도 더 낮은 기온이 기록됐죠. 특히, 하순만 따졌을 때엔 평균 –3.8℃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기온이 하순 내내 영하권에 머물렀습니다. 한강물이 얼어붙어 도보로도 강을 건넜던 수십년전 만큼은 아니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최근 기억에서 '손꼽힐 만큼' 추웠던 것은 분명한 겁니다.

'역대급 기록'이 쓰여진 것은 바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10년새 두 번째로 추웠던 2026년 1월이지만 우리나라 해역의 1월 평균 해수면 온도는 12.4℃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바다별로는 남해의 해수면 온도가 16℃로 역대 가장 뜨거웠고, 동해는 14.1℃로 역대 4위, 서해는 7.1℃로 역대 5위를 기록했습니다.

확률론적으로 따져보더라도, 기온도 해수면 온도도 평년보다 낮을 가능성은 0%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연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70%,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무려 80%로 나왔고요. '확신의 온도'와 달리, 강수는 변동성이 커 보입니다.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인 가운데 평년보다 많을 확률이 30%, 적을 확률이 20%로 산출됐습니다.


달궈진 북태평양은 대기에 열을 공급하게 됩니다. 이는 한반도 남동쪽에서 고기압성 순환의 강화를 일으키고, 이러한 고기압의 강화는 곧 여름철 더위로 이어지게 되죠. 우리나라에서 동남아를 지나야 나오는 인도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 또한 대기에 열을 공급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 과정에서 대류활동이 늘어나 상승기류가 형성되는데, 그렇게 상승한 기류는 한반도 남동쪽에서 하강하면서 한반도 남동쪽의 고기압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지죠. 우리와는 무관한 것 같은 대서양의 상황도 한반도의 기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대서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로 대기에 열이 공급되면서 대류활동이 증가해 상승기류가 만들어지고, 그렇게 대기 상층에 만들어진 고기압은 대기파동으로 한반도 대기 상층의 고기압을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기 하층과 상층 모두 고기압으로 뒤덮이며 '겹이불'과 같은 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죠.
이런 가운데 현재 평년보다 대체로 낮은 상태를 보이고 있는 열대 동태평양 해역(니뇨 3.4)이 초여름부터 평년보다 달궈지며 올 여름 엘니뇨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 기상청뿐 아니라 APEC 기후센터, 영국 기상청, 미국의 NASA, 프랑스 기상청 등이 공히 이런 예측을 내놓고 있죠. 엘니뇨는 여름철 우리나라의 강수에 큰 변동성을 가져옵니다. 모두가 '평년보다 더울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온과 달리, '평년과 비슷' 또는 '평년보다 적을 확률 20%, 평년보다 많을 확률 30%'인 강수 예측이 더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결국, 노약자나 야외 또는 밀폐된 공간의 노동자들의 온열질환뿐 아니라, 갑작스런 극한호우에 따른 인명피해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하는 '양극단의 날씨'는 결국 올해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순탄할 날 없는 날씨'는 앞으로 우리가 해마다, 계절마다, 달마다 마주해야 할 '뉴 노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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