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술로 엔진 개발하는 한국, ‘공동개발’이 더 효율적일수도”

“한국의 엔진 기술력은 무척 높고 발전 속도도 빠르지만, 효율성을 높이고 개발 기간도 단축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엔진사와 협력하는 방안이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김영제 GE에어로스페이스 디펜스&시스템즈 아시아태평양 대표이사 겸 GE에어로스페이스 코리아 사장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신형 항공기 엔진 개발은 GE처럼 노하우를 확보한 기업에서도 최장 10년 이상의 기간, 최대 10조 원 이상의 개발비용이 드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한국은 항공기용 추력 엔진을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하지는 못 한 상태다. 전투기용 보조 엔진(APU)은 독자 개발에 성공했지만 초고온을 견디면서 급격한 출력 변화를 감당해야 하는 주 엔진은 기술의 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훈련 및 경공격기 T-50 계열 항공기와 전투기 KF-21 보라매, 기동헬기 수리온 등 한국이 자체 개발한 주력 항공기들에도 모두 GE의 엔진이 탑재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 협력을 통해 엔진을 공동 개발하는 데 대한 우려들이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며 “공동 개발은 한국이 독자 기술로 엔진을 개발하는 데 대한 하나의 계단인 것이지, 최종 목표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일부에서는 엔진을 공동 개발했을 때 핵심 기술 등을 제대로 전수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에 대해 “계약에 명시된 기술 이전을 하지 않은 사례도 없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일부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통한 공동 개발은 이미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GE에어로스페이스 산하에 아비오 에어로라는 항공기 기어박스 전문 기업이 있고, 이 회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공동으로 전량 수입하던 헬기용 기어박스를 국산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투기 엔진의 경우 미국 기업과 공동 개발을 하면 향후 이 엔진이나 엔진을 장착한 전투기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도 “한국과 미국은 최우방국이라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개발한 전투기를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 수출하지는 않지 않겠나”라며 “수출 대상 국가들은 대부분 미국에 있어서도 우방국이고, GE에어로스페이스도 60곳 넘는 국가에 엔진을 수출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수출에 제동을 걸 일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공군 장교 출신이다. 통역 및 정비를 담당하다 전역 후 2007년부터 GE에 입사했다. 이후 GE와 분사한 GE에어로스페이스의 여러 요직을 거쳐 2021년 GE에어로스페이스 코리아의 대표직에 임명됐다. 이 자리에 한국인이 부임한 건 김 사장이 처음이다.
공군과 글로벌 항공 엔진 기업을 20년 넘게 경험한 김 사장은 한국의 방산 기술력과 방산시장 성장성이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김 사장은 “한국 방위산업이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매우 인기가 높은 K9 자주포나 K2 전차의 ‘다음 단계’를 준비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의 안보 불안은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방산 시장에도 그만큼 많은 기회가 있습니다. 지금의 경쟁력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독자 기술을 개발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GE에어로스페이스는 그런 한국의 독자 개발을 지원하는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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