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1200만' 이끈 20·30대 여성팬, 배구장에서 길을 잃다 "먹거리도 볼거리도 부족해요" [V리그 인기 괜찮나①]

특히 지난해 프로야구 1200만 관중을 주도했다고 평가받는 20·30대 여성 팬들이 겨울 스포츠에서도 강세라는 평가다. 또 다른 V리그 구단 관계자 B는 "확실히 20·30대 여성 팬들의 구매력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그들을 겨냥한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같은 겨울 종목인 농구도 비슷하다.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관계자 C는 "확실히 코로나19 이후 확실히 관중 수는 증가 추세다. 특히 경기장 지원을 갔을 때 맨눈으로 봐도 여성 팬들이 늘어났다는 게 체감된다"고 했다. 한국남자프로농구(KBL)는 내부 관중 집계를 통해 늘어난 여성 팬의 존재를 실감하고 있었다. KBL이 스타뉴스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2~2023시즌 남성 팬은 57.12%, 여성 팬 42.88%였다. 3년이 흐른 올 시즌 상반기는 남성 팬 53.9%, 여성 팬 46.1%로 격차가 많이 줄었다.

상대적으로 정보가 지나치게 제한됐다는 것이다. 최근 스포츠 팬들은 구단뿐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일거수일투족에도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엔트리도 공개되지 않는 배구에서는 좋아하는 선수가 경기장에 오는지 팬들은 알 길이 없다. 배구 팬 D씨는 "어떤 팬은 선수에게 직접 인스타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해서 물어보고 경기장에 갈지 말지를 정한다. 백업 존에라도 들어가 원포인트 서버로 출전하는지, 그냥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는지 팬들은 알 길이 없다. 심지어 부상 선수에 대한 소식도 팬들이 직접 알아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구단들도 사정은 있다. 배구는 다른 종목과 달리 로테이션과 오더 싸움에 따라 경기 흐름이 바뀐다. 그 때문에 현장에서는 그날 라인업뿐 아니라 엔트리를 공개하는 걸 꺼린다. 여기에 2군 리그 부재로 '나오는 선수만 나오는' 현실을 꼬집는 의견도 있었다. 30대 남성 배구 팬 E는 "다양한 선수를 보지 못해 아쉽다. 특히 아시아 쿼터까지 생기면서 백업 존만 지키는 선수가 너무 늘어났다. 로스터 역동성도 떨어지고 백업 선수들의 기량 향상 기회도 없다. 2군 리그가 있으면 더 이야깃거리도 늘어날 것 같은데..."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다양하지 못한 볼거리는 직관 문화를 형성하는 데에도 방해된다는 의견이다. 배구 팬 D씨는 "사실 주위에서 '배구 왜 보러 가?'라고 물어보면 말할 게 없다. 예를 들어 야구장은 응원가도 계속 부를 수 있고, 다양한 먹거리 등 직관 자체에 장점이 많다. 하지만 배구는 나오는 선수도 한정적이고, 구장 안에 편의점 아닌 가게가 있는 곳도 장충과 부산 정도뿐"이라고 설명했다.
구단들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야구(1982년), 축구(1983년), 농구(1997년) 등 다른 4대 스포츠와 달리 배구(2005년)는 늦게 프로리그가 출범한 탓에 도심에서 가깝거나 시설이 좋은 경기장을 배정받기 어려웠다. 게다가 야구처럼 구장에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체를 유치하기엔 배구는 한 시즌 홈 경기가 기껏해야 평균 관중 3500명의 18게임뿐이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러 가지 아쉬움에도 오랜 배구 팬 혹은 이제 막 배구에 흥미를 가진 신규 유입 팬들은 추운 겨울에도 배구장을 조금씩 찾고 있다. 오히려 협소한 경기장 구조와 풍경이 선수와 관중 사이의 거리를 좁혀 직관의 매력을 배가시킨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장충체육관을 찾은 한 20대 여성 팬은 "TV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경기장에 오니 선수들이 훨씬 가까워 보는 재미가 있었다. 또 배구장에 오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김연경의 은퇴로 마냥 추락할 것 같았던 프로배구 인기는 다행스럽게도 시간을 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팬들의 발길을 배구장으로 확 끌어오기엔 아직 프로배구는 불친절하고 낯설다. 이 위기 속 기회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롯데호텔 셰프 특식도 먹였는데...' 그날 밤 불법 도박장행 | 스타뉴스
- 美 미녀, 올림픽 마치고도 귀국 않고 "힘센 男 연락 주세요" | 스타뉴스
- 최가온 '들것 이송 거부' 이유 "타면 병원 가야 한대서..." | 스타뉴스
- 란제리 모델 올림픽 등장! "세상서 가장 예쁜 진행자" 찬사 | 스타뉴스
- "LG·한화·삼성 우승 경합→롯데는 9위" 베팅업체 예측 | 스타뉴스
- '충격' 선수촌 비밀 "선수들 75%가 한다" 콘돔 1만개 '품절 대란'... 혈기왕성 선수들 "제발 더 주세
- "훈련은 딱 3시간, 집중도가 달랐다" KBO가 선물한 최고 무대, 韓 최고 유망주들이 본 미국 '무엇이
- 허선행, 태안설날장사씨름대회 태백장사... 개인 7번째 꽃가마 | 스타뉴스
- '이상한 일' 베트남 매체도 의문 "韓 이제야 아시안컵 리뷰, 이민성 유임 많은 논란" | 스타뉴스
- '선배 특타 갑시다' 이토록 당찬 신인 봤나, 7살 많은 군필 선배에게 '야간 훈련' 꼬시다니... 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