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온 金에 ‘두 팔 번쩍’ 눈물… “간절했던 올림픽 메달, ‘원 팀’으로 이뤘다”
2010년부터 5차례 올림픽 이끌어
시행착오와 보완 거치며 의지 다져
롯데그룹·달마배 등 도움준 곳 더해
최가온·유승은 등 메달리스트 배출
“큰 무대에서 할 수 있다는 것 보여”
◆ 밀라노 동계올림픽 ◆

경기 후 만난 김수철 감독은 “눈물이 많은 편이 아닌데, 20여년 동안 갖고 있던 것들이 뻥 터진 느낌이었다. 그동안 못 느꼈던 감정이 나왔다. 무엇보다 우리 종목에서 금메달이 나와 기뻤다”고 말했다. 최가온의 금메달 외에도 김 감독이 이끄는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각종 성과를 냈다. 여자 빅에어에서 유승은이 동메달을 따냈고,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이채운이 역대 최고 성적인 6위에 올랐다.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종목 중 하프파이프, 빅에어, 슬로프스타일 등 프리스타일 계열 대표팀 지도자로 활약한 지 햇수로 20년. 현역 시절 세계선수권, 월드컵 등은 경험했어도 동계올림픽 출전을 못했던 김 감독은 지도자로 동계올림픽에만 5번 나서 지도했다. 2007년부터 대표팀 코치, 감독을 맡았던 그는 “2010년 밴쿠버 대회부터 각종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팀을 만들어갔다. 나보다 그동안 함께 했던 선수들이 무척 간절했다. 그 간절함이 하나하나 모여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최가온이 부상 투혼을 발휘하면서 금메달을 딴 과정에 대한 비하인드도 털어놨다. 최가온은 결선 1차 시기 도중 파이프 벽에 부딪혀 부상을 입었다. 경기를 더 뛰기 힘들어보였지만 최가온은 2차 시기에 도전했고, 3차 시기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쳐 5차례 점프를 모두 성공하고 90.25점을 받아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 감독은 “가온이가 넘어지고 나서 가온이 아버지가 ‘할 수 있다’고 계속 이야기하더라. 아마 그 상황이 없었다면 가온이는 더 못 뛰었을 수도 있다. 함께 있던 벤 위스너 코치가 가온이에게 무릎에 힘을 받는지 안 받는지 테스트를 해보자고 했고, 전담팀 물리치료사도 계속 체크했다. 그때 가온이는 계속 ‘괜찮다’ ‘할 수 있다’면서 하겠다고 했다”고 돌아봤다.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 한국은 2010년 밴쿠버 대회부터 출전했다. 김호준이 처음 도전에 나선 뒤, 이광기, 권이준, 권선우, 이채운 등이 나섰지만 2022년 베이징 대회까지 한번도 결선에 오른 선수가 없었다.
김 감독은 “스키장에 간다 하면 일반 사람들은 휴가, 여가로 생각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밴쿠버 대회 때부터 계속 시행착오와 보완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만큼 계속 오기가 생겼다. 정말 메달을 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젊은 선수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10대부터 좋은 선수들이 나오고, 청소년올림픽, 동계아시안게임 등이 생기면서 올림픽 메달에 대한 목표를 조금씩 키워갔다. 꿈만 같던 일을 실현하기 위해 선수, 스태프 모두 ‘원 팀’으로 함께 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스노보드 프리스타일팀 주변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하나하나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는 최가온의 로드매니저 역할을 해온 부친 최인영 씨를 비롯해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인 롯데, 협회 내 스노보드위원회, 2003년부터 스노보드 대회를 연 달마배 등을 언급하면서 “이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스노보드 프리스타일팀 메달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김 감독이 이끄는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대표팀의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일정은 끝나지 않았다. 여자 빅에어 동메달을 따낸 유승은이 슬로프스타일에 나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김 감독은 “이번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 스노보드 프리스타일팀도 큰 무대에서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앞으로 성장할 젊은 선수도 많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국 스노보드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리비뇨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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