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6억 풀었지만…설 물가 불안 ‘현재진행형’

오승현 기자 2026. 2.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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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급 1.7배 확대
배값 상승, 패턴 변화
5년간 과실류 8.3%↑
할인·비축 총동원
KREI "구조개선 없인 반복"
"농식품부, 역

다가오는 설 명절을 맞아 농축산물 물가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과실류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가격 구조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16일 발표한 'KREI 이슈+ 제46호'에서 설 물가 추이와 정부 정책을 분석하고, 품목별 맞춤형 전략 수립과 취약계층 대상 선별 지원, 정밀한 수급 관리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2026년 설 농축산물 가격은 지난 추석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평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쌀값은 수확기 이후 내림세를 나타냈고 소고기와 돼지고기 역시 안정 범위 내에 있다. 배추와 무를 포함한 채소류도 급격한 가격 상승은 관측되지 않았다.

반면 과실류는 품목별로 차이를 보였다. 사과는 비교적 안정세이나 배는 명절이 다가오며 가격이 올랐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설 연휴가 끝나면 가격이 내려가던 과거 사례와 달리, 명절 이후에도 사과와 배 가격이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반복되는 추세다.

연구원은 기상 악화로 인해 크기가 큰 과일(대과) 생산량이 줄면서 상품과 중품 사이의 가격 차이가 벌어지고, 명절 이후 공급이 부족해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매년 평균 4.8% 상승했다. 이 중 과실류는 연평균 8.3%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이는 생산·유통·에너지 비용의 증가와 기후 리스크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명절 성수기에 국한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전반적인 비용 상승 압력이 구조적으로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이에 정부는 배추, 무, 사과, 배, 소고기, 돼지고기 등 주요 성수품 공급량을 평소보다 1.7배 늘렸다. 비축 물량을 풀고 도축장을 주말에도 가동하는 등 수급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아울러 2026년 설기 기간 566억 원 규모의 할인 지원 예산을 편성했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전통시장 등에서 품목에 따라 30%에서 최대 6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다만 연구원은 이 같은 방식이 단기적인 물가 체감도를 낮추는 데는 유효하지만, 재정을 쏟아부어 사후에 보전하는 방식인 만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향후 물가 정책의 방향성으로 세 가지 대안을 내놨다.

우선 '10대 성수품'을 묶어 관리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품목별 특성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실류의 경우 계약재배 비중을 높이고 연간 관리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로 전 국민에게 보편적인 할인을 제공하기보다 저소득층과 노인 가구 등 물가 상승에 취약한 계층을 집중 지원하는 것이 정책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통계상 저소득 가구는 사과 등 특정 품목의 소비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에 더 민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지막으로 민간 비축 물량까지 아우르는 정밀한 재고 파악 체계를 갖추고 유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인 가구 증가와 소량·프리미엄 소비 경향, 새벽배송 확산 등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춘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KREI 측은 "설 명절 물가 대책은 단순한 단기 할인 대응을 넘어 수급과 유통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중장기적 대응 체계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전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