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원 어치 금 팔려다 호텔에 열흘간 감금돼”…‘골드바’ 사기 속출, 예방은

류영상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ifyouare@mk.co.kr) 2026. 2. 15. 20: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인간 금 직거래 가장한 자금세탁 빈발
계좌 지급정지, 거래대금 반환 등 우려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구매자와 금 직거래를 약속하고 사전에 신분증까지 확인했다. 실제 거래에 나가보니 거래자와 다른 사람이 나와 있었다. 이 사람은 본인이 거래자의 아들인데 아버지가 급한 일이 생겼다며 본인이 심부름을 나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사기를 의심하고 이 사람의 신분증도 확인하려 했으나 사전에 예약금 이체 명목으로 공유했던 A씨 계좌로 거래대금 약 1800만원이 입금되자, 도의상 금을 인도했다. 추후 해당 대금이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피해금으로 확인돼 A씨의 계좌는 ‘사기이용계좌’로 동결됐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6억원이 넘는 골드바를 현금화한 B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지난해 11월 수도권 일대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해 수거책으로 활동하면서 피해자 소유의 6억2000만원 상당 골드바를 전달받아 현금화한 혐의다. 이 보이스피싱 조직은 검사나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전화를 건 뒤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으니 다시 인증 절차를 받아야 한다”며 “현금이 아닌 골드바가 있으면 자산을 더 빨리 등록할 수 있다”며 피해자를 속였다. 피해자는 보호감찰 처분이 내려졌다는 거짓말에 속아 호텔에서 열흘간 혼자 갇혀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은방에서 직원이 골드바와 실버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금 값이 치솟으며 당근마켓 등 온라인 거래플랫폼을 통한 골드바 직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보이스피싱 조직이 금 직거래로 자금세탁을 시도하는 경우가 잇달아 주의가 필요하다.

위 사례들처럼 금 판매자는 구매자로 가장한 사기범에게 속아 금을 거래하면서 의도치 않게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된다. 금 판매자의 계좌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사기이용계좌’로 지정, 계좌지급정지 및 전자금융거래가 제한되고 거래대금을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반환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을 기준으로만 올해 1월에만 11건이 확인됐고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각각 13건, 9건의 비슷한 자금세탁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이에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주의보를 발령했다.

사기범은 검찰·금감원 등을 사칭해 피해자를 기망하고, 피해자에게 정해진 시간에 자금을 이체토록 지시 해둔다. 동시에 온라인 거래플랫폼에서 금을 판매하는 사람에게 접근해 거래를 유도한 후 실제 대면 시점에는 피해금이 판매자 계좌에 이체되도록 설계한다.

사기범은 판매자가 경계심 없이 거래에 응하도록 별도 가격협상 없이 거액의 금을 한번에 사겠다고 제안하기도 한다. 플랫폼에 게시된 판매수량 외 추가구매 가능한 수량을 문의하며 대량판매를 유도하고 보이스피싱 피해금 규모와 유사한 수준으로 금을 편취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기범(자금세탁책)은 금 판매자와 대면하기 전 거래 예약금을 이체하겠다는 명목으로 판매자에게 계좌번호를 요구한다. 판매자가 현금 또는 플랫폼 내 결제수단(00페이 등)을 통한 거래를 제안할 경우 자금세탁책은 다양한 이유를 들어 거절한다. 플랫폼 결제수단은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피해금을 이체할 때 보이스피싱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사기범이 이용하지 않는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인지한 후 금 판매자를 사기범으로 오인해 경찰에 신고하면 판매자는 사기이용계좌 명의인이 된다. 사기이용계좌로 지정 시 계좌 지급정지와 함께 전자금융거래가 제한되고, 거래대금을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금 직거래를 가장한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프로세스. [금융감독원]
금뿐 아니라 은이나 외화 등도 온라인 직거래 시 보이스피싱 자금세탁에 악용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설 연휴 전후 해외여행 후 남은 외화를 개인간 거래로 환전하는 과정에서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금감원은 경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 자금세탁의 주요 특징으로 거래 직전 선입금을 유도하거나 본인 확인 요구에 비협조적”이라며 “금과 같은 고액자산 거래 때는 상대방의 플랫폼 앱 대화내역과 신분증을 통해 실제 대화한 상대방이 맞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방 계정에 거래 및 본인인증 내역이 없거나 구매평이 부정적인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며 “만약 금 구매자가 거래 예약금을 입금하겠다며 직접 대면하기 전에 계좌번호부터 요구할 경우 사기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조언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