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男, 피부색 더 까매지고 걷기 힘들어…‘이 영양소’ 부족 탓?

피부색이 갑자기 바뀌면 비타민 B12의 심각한 결핍을 의심해 봐야 할 것 같다. 특히 손가락 마디와 팔꿈치, 무릎 등 부위의 피부가 진한 갈색으로 돌변하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아프리카 가나 코포리두아 지역병원 연구팀은 살갗이 그렇지 않아도 까만 43세 흑인 남성의 피부색이 비타민 B12 결핍으로 숯덩어리처럼 새까맣게 변한 사례를 학계에 보고했다.
이 환자는 기침과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그의 피부색이 원래보다 훨씬 더 짙게 변해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먹물이나 검정색 잉크를 쏟은 듯 새까만 무늬가 그의 손발가락 마디와 손바닥, 발바닥 주름을 따라 번져 있었다. 색소의 과잉 침착이 분명했다.
정밀 검사 결과, 환자의 혈중 비타민 B12 수치는 정상 범위에 한참 못 미쳤다. 심각한 비타민 결핍이었다. 비타민 B12는 세포의 DNA 합성과 신경 세포의 보호막(미엘린)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다. 이 비타민이 부족해지면 멜라닌 합성을 억누르는 물질이 줄면서 멜라닌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한다. 그 결과 이 흑인 환자의 손가락 마디 등 특정 부위가 주변과 확연히 구별될 정도로 새까맣게 변하는 '색소 과잉 침착'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심각한 비타민 B12 결핍, 진단 늦거나 방치하면…평생 휠체어 타야 할 수도
이 환자 같은 피부 변화는 신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에 해당한다. 비타민 B12 결핍은 신경을 감싸는 보호막을 파괴해 척수가 퇴화하는 변화(아급성 연합 변성)를 일으킨다. 실제로 이 환자는 입원 직후 다리에 힘이 빠지고 감각이 무뎌지는 보행 장애 증상을 보였다. 의료진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시 고용량 비타민 B12 주사 요법을 시행했다.
진료팀은 이 환자를 입원시켜 2주간 집중적인 보충 치료와 물리 치료를 한 뒤 퇴원시켰다. 다행히 예후는 좋았다. 6개월간에 걸친 추적관찰 결과, 환자의 손바닥과 발바닥을 뒤덮었던 새까만 색소 침착은 흔적 없이 사라졌고 초기 마비 증세를 보여 나타난 보행 능력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 연구 결과(Skin Hyperpigmentation as Initial Manifestation of Vitamin B12 Deficiency: A Case of Delayed Diagnosis With Late-Onset Subacute Combined Degeneration of the Cord)는 최근 국제 학술지 《의학 사례 보고(Case Reports in Medicine)》에 실렸다.
전 세계 인구 10명 중 2명은 '잠재적 위험'…위산 분비 줄거나 채식만 고집하면 위험
비타민 B12 결핍은 생각보다 훨씬 더 흔하다. 약 1.5~15% 사이의 유병률을 보이며 60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20%까지 치솟을 수 있다. 특히 위산 분비가 줄거나 채식 위주의 식단을 고집하면 발병 위험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감이나 기억력 저하, 집중력 감퇴 등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병세가 심해지면 빈혈로 인한 어지럼증, 혓바닥 염증 및 혀의 통증, 손발 저림 등 각종 신경통이 나타난다. 이번 환자의 사례처럼 피부색이 눈에 띄게 변하거나 보행 장애가 나타나면 비타민 B12 결핍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뜻한다.
인종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이 색소 침착은 원래의 피부 톤에 따라 양상이 조금씩 다르다. 백인이나 황인종도 까맣게 변하지만 흑인처럼 숯덩이 같은 느낌보다는 진한 갈색이나 황갈색 반점 형태로 도드라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 등 황인종의 경우 피부가 훨씬 어둡고 칙칙해 보일 수 있다. 특히 손가락 마디, 팔꿈치, 무릎 등 마찰이 잦은 부위가 진한 갈색으로 변한다. 인종을 불문하고 공통적인 위험 신호는 손가락 마디의 변색이다. 주먹을 쥐었을 때 튀어나오는 마디 부분이 주변보다 훨씬 어둡게 변했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흑인인데도 피부가 더 검게 변한 것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요?
A1. 건강한 흑인의 피부는 전체적으로 고른 톤을 유지하지만, 비타민B12가 부족하면 손가락 관절 마디나 손바닥 주름처럼 특정 부위만 유독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원래 피부색보다 훨씬 어두운 반점이 국소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도 평소와 다름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습니다.
Q2. 단순히 비타민이 부족한 건데 왜 걷지 못하는 상황까지 가나요?
A2. 비타민 B12는 우리 몸의 척수 신경을 감싸서 보호하는 '절연체' 역할을 하는 미엘린 수초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합니다. 이 비타민이 고갈되면 보호막이 벗겨진 전선처럼 신경 신호 전달에 오류가 생기고, 결국 척수 신경 자체가 변성돼 감각을 잃거나 다리 근육을 조절하지 못해 보행 장애가 발생합니다.
Q3. 비타민 B12 결핍을 예방하려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나요?
A3. 비타민 B12는 식물성 식품에는 거의 들어있지 않습니다. 주로 소고기, 돼지고기, 간과 같은 육류나 조개류, 생선, 달걀, 우유 등 동물성 식품에 풍부합니다. 만약 엄격한 채식을 하거나 위염 등으로 흡수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정기적인 혈액 검사로 수치를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영양제나 주사를 통해 보충해야 합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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