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프랑 강세로 로슈·스와치·까르띠에까지 수출기업 줄비상

김병탁 기자 2026. 2. 1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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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0.77프랑으로 2015년 이후 최고치…SNB 마이너스 금리 복귀 가능성도 30%
스위스 리치몬트(Richemont) 그룹 산하 브랜드 까르띠에는 1월27일 국내에서 아이웨어를 제외한 모든 제품군을 대상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인상률은 6~9% 수준으로 예상된다./사진=뉴시스
스위스 프랑화의 가파른 강세가 스위스 수출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환율 충격에 신음하는 가운데,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금리 정책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스 프랑화는 지난해 14% 급등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3% 이상 추가 상승했다. 달러당 환율은 0.77스위스프랑 수준으로, 2015년 '충격적 평가절상'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정학적 불안과 달러 약세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GDP의 7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스위스 경제 특성상 프랑화 강세의 충격은 산업 전반에 퍼지고 있다. 제약사 로슈와 시계 제조업체 스와치그룹은 프랑화 강세로 2025년 매출이 약 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고, 까르띠에 모회사인 리치몬트그룹도 환율 역풍을 경고했다.

타격이 더욱 큰 곳은 중소기업이다. 해외에서 매출을 올리고 비용 대부분은 스위스에서 지출하는 구조상 환율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스위스 기계·전기공학·금속산업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니콜라 테타만티 스위스메카닉 회장은 단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으로 버티겠지만 장기화할 경우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출 기업들은 환율 강세에 더해 관세 인상이라는 이중고도 겪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 스위스는 대미 수출 관세를 39%에서 15%로 낮추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아직 구속력 있는 조약은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증시에도 그 여파가 드러난다. 스위스 시장지수(SMI)는 올해 2% 상승에 그쳐 4% 오른 스톡스 유럽 600 지수나 약 5% 상승한 런던 FTSE 100 지수보다 뚜렷하게 부진하다. UBS는 프랑화가 통화 바스켓 대비 1% 오를 때마다 상장 기업들의 이익이 평균 0.9%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했다.

시장의 관심은 SNB의 다음 행보로 향하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가 0%인 SNB가 환율 방어를 위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마이너스 금리로 복귀하게 된다. 스왑 시장은 SNB가 올해 안에 마이너스 금리로 돌아설 확률을 약 30%로 보고 있다. 취리히 소재 로이드 캐피털의 세드릭 자크 파트너는 현재 스위스 기업들에게 프랑화 강세는 일종의 영구적인 관세와 같다고 진단했다.

김병탁 기자 kbt4@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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