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조국혁신당 당원들에 사과”…‘합당’ 논란 19일간 무슨 일이
“정 대표께서 조국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11일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10일 조국혁신당과의 6·3 지방선거 전 통합 방침을 철회하면서 혁신당 당원들에게 사과했다. 합당 논의 과정에서 합당 반대파를 중심으로 혁신당을 향해 날 선 비판과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8일 “우당에 대한 기본 예의를 지켜라”고 촉구할 정도였다. 정 대표가 합당을 제안한 지난달 22일부터 이를 철회한 이달 10일까지, 무슨 일이 있던 걸까.

민주당에선 혁신당의 정책 노선을 두고 “시대착오적”이라는 강력 비판이 나왔다.
합당 반대 의견을 피력해온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혁신당의 ‘토지공개념 입법화’ 방침을 겨냥해 “자본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사회주의적 체제 전환”이라며 “혁명적 접근으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사유재산권을 보장한 헌법 정신과 충돌할 소지가 크다”며 “인공지능(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고 덧붙였다. 혁신당이 위헌적 소지가 있는 토지공개념 입법 추진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채현일 의원도 페이스북에 “차별금지법과 토지공개념 등이 혁신당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의제일 수 있지만 이재명 정부는 이념 경쟁보다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성과를 우선하는 중도·실용주의 노선을 국정 기조로 삼고 있다”며 “혁신당의 핵심 의제가 곧바로 통합 정당의 당론이 될 경우, 중도층 이탈과 지방선거 전략의 혼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장의 우려에 대해서도 답해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와 조 대표 간의 ‘밀약’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이 최고위원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기 합당은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며 “2인자·3인자들이 판을 바꾸고 프레임을 바꿔 당권과 대권을 향한 욕망, 본인들이 간판이 되려는 욕망이 표출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논의가 “결단코 대표 개인이나 소수의 밀실 논의, 밀실 합의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의 ‘혁신당 합당 대외비 문건’ 언론 보도는 밀약설에 기름을 부었다. 강 최고위원은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떠도는 얘기로는 조국혁신당에 특정 광역단체장 공천 안배까지 했다고 들린다”라며 “이 과정과 협의 조건까지 다 밝혀야 한다. 이 문건이 사실이라면 합당 밀약을 한 것”이라고 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설마설마했는데 탈당·징계 이력자에 대해 불이익을 주지 않는 방안, 전북지사 공천권까지 제공하려 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고 한다”며 “밀실 합의가 아니면 성립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어떤 밀약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지분 논의도 없었다”며 “거론되지도 않은 지분 논의를 들먹이며 줄 지분이 없다고 비난하는 행태는 모욕적”이라고 항의했다. 문건 관련해서도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민주당 쪽에 확인해 봤더니 민주당 실무팀이 A안, B안, C안 이렇게 만드는 것 중 하나라는 얘기 정도는 들었다”고 했다.
◆사과했지만 감정의 골은 여전
조 대표는 지난 12일 MBC라디오에서 밀약설 관련 “너무 황당하다. 황당한 공상·망상”이라며 “근래 있었던 일들을 보면 과거 이재명 대통령께서 해산을 명령했던 손가혁(손가락혁명군)이 부활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손가혁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2017년 대선 당시 활동한 강성 지지층으로,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안희정 후보 측과 대립하며 네거티브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이를 두고 양당 간 감정의 골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가 사과하고 조 대표가 수용하는 방식으로 갈등이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당장 지방선거부터 지방선거 이후 합당을 다시 논의할 때도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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