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한 번 자르는데 5천원 vs 5만원 “미용실도 양극화”

고물가와 함께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경기도 미용업계에도 ‘저가형’과 ‘고가형’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일부 미용실에선 5천원~1만원대 커트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반면, 같은 지역 안에서도 ‘케어’ 등을 내세워 4만원대부터 5만9천원대까지 프리미엄을 내세운 매장이 나오는 등 가격이 크게 벌어지는 양상이다.
15일 오전 찾은 용인특례시의 한 ‘착한가격업소’ 미용실. 크지 않은 내부 공간은 이미 다양한 나이대의 손님 10여명으로 꽉 차 있었다. 이곳의 커트 비용은 남성 5천원, 여성 1만원으로 인근 프랜차이즈 미용실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날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 50분을 이동해왔다는 용인 시민 70대 A씨는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 가격이 제일 중요하다”며 “저렴한 데다 친절해서 멀어도 매번 일부러 이곳을 찾아온다”고 말했다. 해당 미용실 대표 B씨는 “최대한 많은 손님을 빠르게 받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며 “재료비 등 계속 물가가 오르지만 손님들이 만족해서 당분간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박리다매’ 전략을 고수하며 일부 업소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용 물가의 상승세는 지표로도 드러난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전국 미용료 소비자물가지수는 2021년 1월 100.55에서 지난달 119.56으로 5년 새 약 18.9%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19.2%, 인천은 22.5% 오르며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이발 서비스 가격도 예외는 아니다. 이발료 소비자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인천(24.1%)·경기(17.5%) 모두 올랐다. 특히 지난달 기준 인천의 이발료 수준은 전국 17개 시·도 중 1위, 경기도는 7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가격 상승 배경은 인건비 부담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의 ‘2026년도 소상공인 신년 경영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미용업 종사자들은 올해 고용 관련 예상 애로사항으로 ‘인건비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40.0%)을 첫 번째로 꼽았다. 인건비 부담에 올해 고용 계획으로 ‘인원 축소’와 ‘현재 수준 유지’를 택한 비중이 66.2%로 ‘인원 확대’(6.2%)보다 약 10.7배에 달했다.
생활의 준필수 요소인 미용 물가가 치솟자 소비자 역시 온라인 후기와 SNS 등을 통해 가격·서비스 등을 비교해 자신의 취향과 목적에 맞는 미용실을 선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이기 위해 직접 머리를 손질하는 ‘셀프 미용’에 도전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소비 양극화를 넘어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저렴한 미용실을 찾는 소비자는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고가의 미용실을 찾는 소비자는 자신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표현하는 ‘가치 소비’ 성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검증된 곳을 선택해 혹시 모를 실패의 위험을 줄이려는 ‘손실 회피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라며 “SNS 등이 이러한 소비자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현 기자 sovivid@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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