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코리안 드림’ 품은 외국인 인천행 줄이어…작년 E-9 비자로 1만2320명 취업
생애 첫 해외 취업…얼굴에 기대감
한 청년 “6개월간 적응 교육 수료”
지난해 수도권 E-9 비자 11만명대
인천,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운영
“생활 인프라·교통 편의 좋아 선호”

지난달 13일 늦은 밤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 출국장.
시계가 오후 11시를 가리키자 한국행 항공편을 기다리던 라오스 청년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백팩을 멘 이들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출국 수속을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는 청년들 사이에서 "코리아"라는 말이 자주 들렸다. 대부분 20대인 이들은 이번이 생애 첫 해외 취업인 것으로 파악됐다. 목적지는 수도권 한 기계 제조업체다.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A(24)씨는 "취업을 위해 6개월간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방법을 라오스 취업기관에서 배웠다"고 입을 뗐다.
현지에서 기술 분야 대학을 졸업했다는 그는 "한국에서 3년 동안 열심히 일한 뒤 라오스로 돌아올 계획이다. 그 정도 일하면 라오스에서 집을 살 수 있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외국인들 발길이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산업 현장 곳곳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청년들 발길이 끊긴 제조업 사업장은 해외 청년들 '기회의 땅'이 돼가는 분위기다.
15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운영하는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일반고용허가제(E-9)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 수는 모두 11만8441명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0만397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1만2320명)과 서울(2149명)이 그 뒤를 이었다.
E-9 비자는 국내 인력을 구하지 못한 중소 제조업·건설업·농축산업·어업 등 사업장이 정부 간 협약을 맺은 국가 외국인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고용 기간은 통상 최대 3년이며 요건을 충족하면 연장이 가능하다.

외국인 노동자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배경에는 각종 산업 현장이 몰려 있는 점과 우수한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인천에서는 수도권에서 유일한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해당 센터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 교육을 비롯해 법률 상담, 의료 서비스 연계 등 국내 정착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인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수도권을 선호하는 이유는 병원과 문화시설, 지원센터 등 한국에 적응할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며 "교통 접근성도 좋아 출퇴근과 일상생활이 수월하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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