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은 은메달 따냈는데, 린샤오쥔은 또 다시 준준결선 탈락…이대로 두 숙적의 올림픽 무대 맞대결은 무산되나
‘숙적’ 간의 맞대결은 또 다시 성사되지 못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불분명한 ‘비극’ 혹은 ‘악연’으로 얽힌 두 선수 중 하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시상대의 두 번째로 높은 자리에 선 반면 또 다른 하나는 준준결선에서 탈락하면서 제대로 기량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한때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쌍두마차’였다가 이제는 한국과 중국 쇼트트랙을 대표하는 선수가 된 황대헌과 임효준 얘기다.

황대헌은 쇼트트랙 팬들에게 애증의 존재다. 태극마크를 달았으니 응원은 해야겠는데, 그간의 행적 때문에 ‘황대헌은 도저히 응원하지 못하겠다’는 안티팬들도 많다. 황대헌의 ‘내로남불’에 가까운 성추행 신고로 인해 한때 한국 쇼트트랙을 함께 이끌었던 임효준이 린샤오쥔이란 이름으로 중국으로 귀화하게 만들었고, 이후 대표팀 선배인 박지원(서울시청)을 겨냥한 잇따른 ‘팀킬 논란’까지 일으켜 ‘반칙왕’이란 달갑지 않은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2019년 6월, 진천선수촌에서 있었던 일상 속의 장난으로 절친했던 선배 린샤오쥔과 관계가 틀어지며 구설에 올랐다. 당시 진천선수촌 웨이트장에서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 10여명 선수가 공식 훈련 전 대기 시간에 암벽 등반 기구에서 장난을 주고받던 중 암벽 기구에 오르던 황대헌의 반바지를 임효준이 잡아당기는 장난을 쳤고, 황대헌의 엉덩이 일부가 노출됐다. 처음엔 가벼운 장난으로 치부됐던 이 사건은 이후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황대헌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성희롱으로 신고했기 때문. 결국 송사에 휘말린 임효준은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뒤 중국으로 귀화해 ‘린샤오쥔’이란 이름을 얻게 됐다. 법정 공방 끝에 린샤오쥔은 무죄를 선고받았고, 임효준이 장난을 치기 전에 황대헌도 암벽 기구에 오르던 여자 선수들의 엉덩이를 주먹으로 때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엄연히 성추행에 해당되는 행동이었다. 황대헌 본인도 상대가 느끼기에 따라 성추행에 해당되는 행동을 해놓고 남에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대응을 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비난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2023∼2024시즌에 황대헌은 ‘반칙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게 됐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현 월드투어)과 국가대표 자동선발권이 걸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거푸 같은 팀인 박지원에게 반칙을 범하며 도마 위에 올랐다. 박지원은 이 여파로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2개를 놓쳤고,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도 잃었다.
거센 비판 속에 204∼2025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잠시 태극마크를 내려놨던 황대헌은 지난해 4월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임종언(고양시청)에 이어 2위를 차지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다. 반면 황대헌의 부재 속에 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하던 박지원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부진하며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의 기회가 또 한 번 날아갔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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