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로보틱스, 상장은 '멈춤' 투자는 '직진'

이수진 기자 2026. 2. 15. 09: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자회사 중복상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히던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시계가 멈췄다.

최근 LS그룹이 자회사의 상장을 전격 철회한 데다 정부의 규제 기조가 강화되면서, 연내 상장을 목표로 속도를 내던 HD현대의 전략에 전면적인 수정이 가해지고 있다.

결국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재개 여부는 시장과 당국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주주 보호 방안 마련에 달렸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치권·당국 압박에 연내 상장 불투명
작년 매출 22%↑…R&D 확대로 적자 전환
HD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이 자동차 제조 현장에 쓰이는 모습. [출처=HD현대로보틱스]

정치권과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자회사 중복상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히던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시계가 멈췄다.

최근 LS그룹이 자회사의 상장을 전격 철회한 데다 정부의 규제 기조가 강화되면서, 연내 상장을 목표로 속도를 내던 HD현대의 전략에 전면적인 수정이 가해지고 있다.

15일 재계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달 말 예정됐던 주관사단과의 킥오프 미팅을 전격 취소했다. UBS,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후 진행되는 첫 실무 단계였으나, 회사 측이 일정을 중단하며 사실상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연내 상장 대신 내년을 기약하는 '롱게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기류 변화는 최근 LS가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예비심사 신청을 자진 철회한 것과 무관치 않다. LS 측은 주주 신뢰 제고를 이유로 들었으나, 업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오찬에서 "중복상장 문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이 된다"고 언급한 점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지주사 가치 제고에 방점이 찍혀 있어, 자회사 분할 상장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다.
로봇 박람회 '오토매티카(AUTOMATICA) 2025' HD현대로보틱스 부스. [출처=연합]

상장 일정은 안갯속에 빠졌지만, HD현대로보틱스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630억원으로 전년(2149억원) 대비 22.4%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24년 3억원 흑자에서 21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사업 확장과 기술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노무비 등 선제적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대해 HD현대 측은 지난 12일 컨퍼런스콜에서 "해외법인 재고손실 40억원을 반영했고 추가적인 손실은 없다"며 "피지컬 AI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많이 투입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로봇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낙관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 확대와 중대재해처벌법 등 규제 강화로 제조업 자동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은 내년 약 61.9만 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 시장은 약 11%의 고성장이 예고된다.

HD현대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오는 10월 하이브리드 로봇, 내년 2월 대형 로봇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난관은 여전히 중복상장 논란이다. HD현대는 지난해 11월 기준 HD현대로보틱스 지분 약 81.82%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핵심 자회사가 상장할 경우 지주사의 가치가 할인돼 모회사 주주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인 만큼, 향후 제시될 투자자 보호 요건을 충족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결국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재개 여부는 시장과 당국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주주 보호 방안 마련에 달렸다. SK에코플랜트, DN솔루션즈 등 다른 대기업 계열사들도 HD현대로보틱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단순히 상장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을 넘어, 모회사 주주들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거나 구주 매출 대금을 활용한 특별 배당 등 실질적인 환원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IPO 추진 관련 모회사 주주가치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시장과 적극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