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간소하게 했더니...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왔다
차례엔 원래 술·과일·떡만 올려
본래 의미에 맞게 의례용 제물 줄여야

설 명절을 앞두고 경북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이 차례(茶禮)와 제사(祭祀)를 구분하는 전통 상차림 예법을 정리해 공개했다.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차례는 고려 시대 때 흔적을 찾을 수 있다. 1451년 편찬된 ‘고려사’에는 불교식 차례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차례상에는 원래 차(茶)를 올렸지만 조선 시대 때 유교를 국교로 삼고, 숭유억불(崇儒抑佛) 정책으로 차 대신 술을 올리는 것으로 바꾼 것이 현재까지 이어왔다.
차례는 ‘예(禮)’에 해당하는 의식으로 간소한 상차림이 본래 취지였다. 한국국학진흥원이 유교식 가정의례서인 주자가례(朱子家禮)와 종가 고문서, 조선시대 일기류 등 옛 문헌을 분석한 결과, 차례는 술과 과일, 떡 등 최소한의 음식만 올리는 예식으로 기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음식 종류나 가짓수, 배열을 엄격히 정해 둔 규정도 따로 없었고, 현재 20~30가지의 상차림은 후대에 형성된 관행에 가까웠다고 한다. 오늘날 최대한 성대하게 차리려던 차례상과 비교하면 매우 간소했던 것이다.

조선 중기 대표적 성리학자 퇴계 이황(1501~1570)도 제사나 차례상만큼은 주자가례를 따랐다. 퇴계의 상차림은 술·밥·국·적·포·과일 등 5~6가지가 전부다. 그는 특히 체면 때문에 제수의 과하게 준비하는 풍조를 경계했다. 퇴계 문집과 제자들의 기록에는 “음식은 많고 적음이 아니라 정성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이 자주 나온다.
한국국학진흥원 측은 “조선 선비들은 차례를 ‘예’로 불렀고 일상적인 예법의 하나로 여겼다”며 “차례상을 간소하게 차리는 방식이 오히려 전통에 가깝고 상차림 규모보다 예를 갖추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현대에 들어 차례와 제사가 혼용되면서 상차림이 점차 대형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이다 보니 음식 준비가 그만큼 필요했고 이에 차례상이 제사상보다 더 성대해졌다는 것이다.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차례의 본래 의미에 맞게 대추·밤·탕 등 의례용 제물은 줄이고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 중심으로 상차림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설 차례상 차림 비용은 6~7인 가족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4% 넘게 올랐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발표한 최근 ‘설 차례상 차림 비용’ 조사 결과, 전통시장 구매비용은 23만3782원, 대형마트 구매비용은 27만1228원으로 전년 대비 4.3%, 4.8% 각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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