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못 믿겠네” 보이스피싱 막으려 ‘셀프 보호 앱’ 까는 이통 가입자들

지난 10일 오후 3시쯤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앱·게임 순위 상위권에 ‘시티즌코난’이라는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 앱이 안착했다. 앱에 표기된 다운로드 수는 불과 ‘50만회 이상’. 다운로드 수 10억회 이상인 1위 인공지능(AI) 앱 ‘챗GPT’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이다. 3위는 소셜미디어 앱 ‘틱톡 라이트(다운로드 수 1000만회 이상)’였다. 어떻게 된 일일까.
최근 쿠팡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 조사 결과 이용자 정보가 3367만여 건 유출됐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날 밝히면서, 보이스피싱·스미싱 우려가 커지자 이용자들이 선제적으로 예방 앱을 깔며 ‘셀프 보호’에 나선 것이다. 통신 3사가 자체적으로 보이스피싱·스미싱 차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믿지 못한다는 게 이용자들 주장이다.
시티즌코난은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공동 추진한 ‘디지털 공공서비스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사업비는 총 17억2000만원. 현재 운영사 인피니그루가 독자 운영하고 있다. 유경식 인피니그루 대표는 “신한카드 등 제휴 금융사 6곳과 실시간 연계하면서 보이스피싱·스미싱 징후가 보일 시 사전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 앱 ‘싹다잡아’ 역시 인기 앱 순위 상위권인 13위를 차지했다. 싹다잡아 측은 앱에 대해 “아직도 통신사 등 대기업이 지켜줄 거라 믿습니까? 이제 스스로 지키세요. 100% 한국 개발자들이 운영”이라고 설명했다. 앱 리뷰에는 “사기 당할 뻔하다가 앱이 경고해준 덕분에 송금 전에 막았다” 같은 긍정적인 후기가 대다수다.
개인정보 유출 사례와 보이스피싱·스미싱 범죄는 나날이 늘고 있는데, 이렇다 할 완벽한 보안 방법이 없으니 미봉책으로 보안 앱을 여러 개 까는 것이다. 한 보안 업계 관계자조차 “유료 백신 앱을 여러 개 깔았다”고 할 정도다. 보이스피싱 범죄 발생 건수(경찰청)는 2024년 2만839건에서 2025년 2만3360건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고, 피해액은 같은 기간 8545억원에서 1조2578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조원을 넘은 건 처음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는 “보안 앱이나 서비스마다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백신 앱을 설치하는 ‘다중 보안’은 이제 필수적”이라며 “가짜 서비스가 있을 수도 있어 선별적으로 잘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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