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못 믿겠네” 보이스피싱 막으려 ‘셀프 보호 앱’ 까는 이통 가입자들

안별 기자 2026. 2. 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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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앱 순위. /플레이스토어 캡처

지난 10일 오후 3시쯤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앱·게임 순위 상위권에 ‘시티즌코난’이라는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 앱이 안착했다. 앱에 표기된 다운로드 수는 불과 ‘50만회 이상’. 다운로드 수 10억회 이상인 1위 인공지능(AI) 앱 ‘챗GPT’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이다. 3위는 소셜미디어 앱 ‘틱톡 라이트(다운로드 수 1000만회 이상)’였다. 어떻게 된 일일까.

최근 쿠팡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 조사 결과 이용자 정보가 3367만여 건 유출됐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날 밝히면서, 보이스피싱·스미싱 우려가 커지자 이용자들이 선제적으로 예방 앱을 깔며 ‘셀프 보호’에 나선 것이다. 통신 3사가 자체적으로 보이스피싱·스미싱 차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믿지 못한다는 게 이용자들 주장이다.

시티즌코난은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공동 추진한 ‘디지털 공공서비스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사업비는 총 17억2000만원. 현재 운영사 인피니그루가 독자 운영하고 있다. 유경식 인피니그루 대표는 “신한카드 등 제휴 금융사 6곳과 실시간 연계하면서 보이스피싱·스미싱 징후가 보일 시 사전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 앱 ‘싹다잡아’ 역시 인기 앱 순위 상위권인 13위를 차지했다. 싹다잡아 측은 앱에 대해 “아직도 통신사 등 대기업이 지켜줄 거라 믿습니까? 이제 스스로 지키세요. 100% 한국 개발자들이 운영”이라고 설명했다. 앱 리뷰에는 “사기 당할 뻔하다가 앱이 경고해준 덕분에 송금 전에 막았다” 같은 긍정적인 후기가 대다수다.

개인정보 유출 사례와 보이스피싱·스미싱 범죄는 나날이 늘고 있는데, 이렇다 할 완벽한 보안 방법이 없으니 미봉책으로 보안 앱을 여러 개 까는 것이다. 한 보안 업계 관계자조차 “유료 백신 앱을 여러 개 깔았다”고 할 정도다. 보이스피싱 범죄 발생 건수(경찰청)는 2024년 2만839건에서 2025년 2만3360건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고, 피해액은 같은 기간 8545억원에서 1조2578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조원을 넘은 건 처음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는 “보안 앱이나 서비스마다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백신 앱을 설치하는 ‘다중 보안’은 이제 필수적”이라며 “가짜 서비스가 있을 수도 있어 선별적으로 잘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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