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 심석희, 날아오른 최민정”…환상의 ‘원팀’, 女 3000m 계주 결승을 열다[2026 밀라노]

김민규 2026. 2. 1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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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우리지만,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줬다."

그리고 심석희는 "우리는 체격도 다르고, 나이도 다 다르다. 그럼에도 서로를 믿고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줬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서로를 믿고 또 자기 자신을 믿으면서 하나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심석희가 밀고, 최민정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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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폭발’ 여자 3000m 계주 결승 진출
15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에 출전한 한국 김길리 등이 피니시라인을 1위로 통과한 뒤 기뻐하고 있다. 밀라노 | 연합뉴스


15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김길리와 심석희가 결승에 진출한 뒤 기뻐하고 있다. 밀라노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서로 다른 우리지만,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줬다.”

레이스 막판, 빙판 위에서 가장 뜨거운 장면이 나왔다. 심석희가 최민정의 등을 힘껏 밀었다. 그 한 번의 밀어주기에 담긴 의미는 단순한 추진력이 아니었다. 과거를 넘어선 믿음이었고, 다시 하나가 된 ‘원팀’의 선언이다.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얘기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 2조에서 4분4초729를 기록하며 캐나다, 중국, 일본을 제치고 1위로 결승에 올랐다. 마지막 역전 질주가 빛났다.

준결승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선수들의 말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믿음’이다. 여자 대표팀 막내 김길리는 “언니들이 앞에서 너무 든든하게 잘 이끌어줘서 나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밝게 웃었다. 첫 올림픽 계주를 치른 ‘맏언니’ 이소연은 “동생들이 오히려 내가 의지하게 해줬다”고 했다.

주장 최민정은 “팀원들을 믿고 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결승에서도 우리가 준비한 걸 다 보여주겠다”며 담담히 말했다.

그리고 심석희는 “우리는 체격도 다르고, 나이도 다 다르다. 그럼에도 서로를 믿고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줬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서로를 믿고 또 자기 자신을 믿으면서 하나가 됐다”고 강조했다.

말 그대로였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었다. 경기 후반까지 한국은 2위였다. 중국을 견제하며 흐름을 지켜냈지만, 승부는 마지막 세 바퀴에서 갈렸다. 심석희의 강한 푸시를 받은 최민정이 순식간에 격차를 좁혔다. 그리고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로 인코스를 파고들었다. 과감했고, 완벽했다. 그리고 역전. 마지막 주자 김길리까지 흔들림 없이 페이스를 지키며 한국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5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에 출전한 한국 최민정과 심석희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밀라노 | 연합뉴스


15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에 출전한 한국 김길리가 피니시라인을 1위로 통과한 뒤 심석희와 기뻐하고 있다. 밀라노 | 연합뉴스


대표팀이 준비한 전략이 그대로 적중한 장면이었다. 힘 좋은 심석희의 밀어주기, 그리고 최민정의 막판 스퍼트. 계산된 조합이 빙판 위에서 현실이 됐다.

이 장면이 더 뭉클했던 이유는 두 사람의 시간 때문이다. 2018년 평창 이후 이어졌던 오랜 상처와 오해가 있었다.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지만, 계주 순번은 신체 접촉이 없도록 짜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변화가 생겼다. 팀을 위해, 두 사람은 나란히 섰다.

최민정은 “대표팀의 일원으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이탈리아에서 심석희의 생일을 먼저 축하했다. 작은 장면이었지만, 팀은 그때 이미 하나가 됐다. 그리고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심석희가 밀고, 최민정이 달렸다. 백마디 말보다 강한 장면이었다.

이제 시선은 결승으로 향한다. 네 선수는 한목소리로 “결승에서도 서로를 믿고 하겠다.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우리가 또 준비한 것만큼 최대한 좋은 경기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과거를 넘어, 다시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이제 결승이다.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지금 가장 강하다. 밀라노 빙판 위에서 진짜 ‘원팀’이 완성됐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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