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온이 돌아온다, '금메달’ 걸고 소박한 귀국 선언… “할머니 밥 먹고 파자마 파티 할래요”

조용운 기자 2026. 2. 15.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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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겨울 스포츠의 묵은 숙원을 풀어낸 18세 소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한국뿐이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기적 같은 금메달을 일궈낸 최가온(세화여고)이 14일 밀라노 코리아 하우스에서 취재진을 마주했다.

세계 챔피언이 된 최가온이 바라보는 한국 스노보드의 현실은 여전히 차가운 얼음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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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가온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대한민국 겨울 스포츠의 묵은 숙원을 풀어낸 18세 소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한국뿐이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기적 같은 금메달을 일궈낸 최가온(세화여고)이 14일 밀라노 코리아 하우스에서 취재진을 마주했다. 세계 최정상에 올랐다는 자부심보다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앞선 모습이었다.

최가온은 이번 대회에서 90.25점이라는 압도적인 점수로 '전설' 클로이 김(미국)을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한국 설상 종목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붙었지만, 정작 주인공의 첫마디는 소박했다. "밀라노도 훌륭하지만 지금은 한국이 너무 그립다"며 "내일 저녁 비행기로 떠나는데, 집에 가자마자 할머니가 차려주신 따뜻한 집밥부터 먹고 싶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틀이 지났음에도 우승의 여운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여전히 현실감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아직도 꿈속을 걷는 기분"이라고 운을 뗀 최가온은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축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지만 실감이 나질 않는다. 한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친구들과 모여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약속했다"며 10대 소녀다운 천진난만한 계획을 밝혔다.

▲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최가온이 1차시기 실수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금메달로 가는 길은 결코 평탄치 않았다. 1차 시기에서 겪은 아찔한 낙상은 전국민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들것이 들어올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여기서 멈추면 평생의 한이 될 것 같았다"는 독기로 일어섰다. 한때 전광판에 '기권(DNS)' 표시가 뜰 정도로 몸상태가 최악이었으나, 최가온은 출전 직전 사인을 번복하며 설판 위에 섰다. 부상에 대한 공포보다 승부욕이 앞섰던 순간이었다.

우상이었던 클로이 김과의 조우는 최가온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겼다. 경기가 끝난 후 클로이 김은 최가온을 격하게 끌어안으며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최가온은 "존경하는 언니를 넘었다는 기쁨과 동시에 묘하게 서운하고 뭉클한 감정이 교차했다"며 복잡했던 심경을 전했다.

또한, 생업까지 내려놓고 자신의 그림자가 되어준 아버지에 대해서는 "정말 많이 다투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아빠가 곁을 지켜줬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최가온이 시상식을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최가온이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챔피언이 된 최가온이 바라보는 한국 스노보드의 현실은 여전히 차가운 얼음판이다. 국내에 제대로 된 하프파이프 훈련 시설이 없어 매번 일본으로 원정 훈련을 떠나야 했던 고충을 언급하며, 후배들을 위해 안정적인 훈련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라는 성숙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최가온은 "지금도 많은 꿈을 이뤘다고 생각해서 영광"이라고 겸손함을 보이면서도 "목표를 멀리 잡기보다는 당장 내일의 목표를 본다. 더 열심히 해서 지금보다 더 잘 타는 스노보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다짐을 남겼다.

이탈리아의 눈 내리는 시상식이 사진을 찍고 싶을 만큼 예뻤다며 수줍게 말하는 금메달리스트 최가온은 이제 그리운 집으로 향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의 마음으로 비행기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최가온은 오는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다.

▲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가온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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