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5억씩 호가 ‘뚝뚝’…매수자는 꿈쩍도 안 한다

안다솜 2026. 2. 15.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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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오는 5월 9일부터 재시행된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주택 양도차익에는 최고 75%(지방세 포함 82.5%)의 세율이 적용된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일대. 연합뉴스


정부가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의 퇴로를 열어주면서 설 연휴 이후 매물이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대출규제와 실거주 의무 조건 등을 고려하면 강남권 매물보다는 외곽지역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질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15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3745건으로 한 달 전(5만6421건)과 비교해 12.9%가량 늘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권과 한강벨트 중심으로 평균 20~30%가량 매물이 증가했다. 송파구의 매물은 4597건으로 전월(3338건) 대비 37.7%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고, 성동구(1208건→1604건) 32.7%, 광진구(817건→1048건) 28.2%, 강동구(2531건→3110건) 22.8%, 서초구(5994건→7304건) 21.8% 각각 늘었다.

반면 외곽지역의 경우 일부 지역은 매물 감소세가 이어지거나 증가폭이 작은 편이었다. 강북구의 매물은 1106건으로 전월(1177건)보다 6.1% 줄었고, 금천구 3.9%, 구로구 2.5% 각각 감소했다. 노원구(4.2%)와 도봉구(7.4%) 등은 매물이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서울 평균보다 낮은 편이었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유리 벽에 부동산 관련 세금과 아파트 매매 물건 등의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제공]


중개업계는 정부가 일부 전세 낀 매매를 허용하면서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송파구 신천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 발표 이후에 매물을 내놓겠다는 전화가 꽤 왔었다”며 “다만 매수를 문의하는 쪽에선 가격이 좀 더 떨어지면 전화달라며 호가 조정을 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호가를 낮춘 급매도 눈에 띈다.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2차 전용 74㎡는 직전 실거래가(50억원)보다 4억~5억원씩 낮춘 45억~46억원대 매물이 나와있다.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전용 177㎡도 직전 실거래가(46억4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낮은 45억원 매물이 두 건 올라와 있다.

전문가들은 세입자가 있는 주택도 팔 수 있도록 다주택자들에게 길을 열어준 만큼 설 연휴 이후에 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거래는 대출 한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외곽지역 위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이나 한강 변은 매입가가 비싸 주택 구입 부담이 있지만 봄 이사철 전세매물 부족 및 전세가 상승 우려 등을 고려하면 서울 외곽인 노도강, 금관구 및 경기도 토허구역 일부는 역세권, 중소형 매물 위주로 실수요 매수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지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매물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거래는 서울 외곽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들 위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대출규제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강남권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남권에서는 조금씩 하락 거래가 이뤄지는 반면 외곽지역에선 신고가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대치 2단지의 전용 39㎡는 지난달 24일 18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전 거래가 19억~19억200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6000만원 이상 하락한 것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의 전용 84.97㎡는 지난해 11월 34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쓴 이후 지난달 들어서는 1억원 내린 33억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규제 이후 수요가 급증한 노원구와 관악구 등에선 신고가 거래가 속속 나타났다. 노원구 상계동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의 전용 59.97㎡는 지난달 29일 9억18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의 전용 114㎡는 이달 4일 12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가(12억원)보다 9500만원 오른 가격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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