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트럼프가 유럽 꾸짖는 건 진짜 아끼고 걱정하기 때문” [뮌헨 안보회의]

정승임 2026. 2. 1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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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4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의 친구들에게 책임감과 상호주의를 요구하는 건 깊이 아끼고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독일 뮌헨 바이어리셔호프 호텔에서 진행된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유럽과 미국은 하나의 문명으로 유럽의 운명은 미국의 운명과 무관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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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안보회의 공개 연설에서
"미국은 언제나 유럽의 자식"
강공 대신 유럽 달래기 나서
진행자마저 "안도의 한숨"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14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뮌헨=AP 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4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의 친구들에게 책임감과 상호주의를 요구하는 건 깊이 아끼고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안보 무임승차’를 꾸짖으며 군사비 인상을 압박한 건 유럽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루비오 장관은 이어 “미국은 언제나 유럽의 자식(a child of Europe)”이라며 “우리는 유럽이 강해지길 원한다”고 밝혔다.

뮌헨 안보회의가 그린란드 사태로 미국과 유럽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열리면서 대서양 동맹이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었다. 그러나 루비오 장관은 강공 대신 유럽 달래기에 나섰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독일 뮌헨 바이어리셔호프 호텔에서 진행된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유럽과 미국은 하나의 문명으로 유럽의 운명은 미국의 운명과 무관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1년 전 회의에 참석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마을에 새 보안관(트럼프 행정부)이 왔다”, “유럽 전역에서 언론의 자유가 후퇴하고 있다”며 유럽을 자극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진행자마저 "방금 안도의 한숨 들으셨나"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14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을 마친 뒤 볼프강 이싱거 뮌헨안보회의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뮌헨=AFP 연합뉴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인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면서 유럽과 미국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이에 볼프강 이싱거 뮌헨안보회의 의장을 주축으로 한 유럽 안보 전문가 13명은 회의 직전 “미국이 주도한 1945년 이후 국제질서가 파괴되고 있고 그 중심에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며 선방을 날렸다. 회의 첫날인 13일에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리더십이 도전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발신했다.

그러나 루비오 장관이 이날 연설에서 미국과 유럽은 같은 뿌리이고, 공동 운명체라는 점을 강조하자 관중석에선 박수가 나왔다. 유럽 지도자들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진행에 나선 이싱거 의장이 루비오 장관 연설이 끝나자마자 “방금 이 홀에서 안도의 한숨을 들으셨느냐”며 “유럽과 미국의 파트너십을 안심시키고 재확인하는 메시지를 줘서 고맙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정도였다.

실제 루비오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자유의 씨앗을 뿌려 세상을 바꾼 사상은 이 유럽에서 탄생했다”, “법치주의, 과학혁명을 세상에 준 곳도 유럽이다”, “유럽은 모차르트와 베토벤, 단테와 셰익스피어, 미켈란젤로와 다빈치, 비틀즈 같은 천재들을 낳았다”며 유럽에 대한 찬사를 이어갔다.


“유엔이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못해”

뮌헨안보회의 개막 당일인 13일 참석자들이 회의 장소인 독일 뮌헨 바이어리셔호프 호텔로 집결하고 있다. 뮌헨=정승임 특파원

동시에 루비오 장관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를 비판했다. 그는 “국제기구를 해체할 필요는 없지만 그것들은 개혁돼야 하고 재건돼야 한다”며 “유엔은 오늘날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해 아무 답을 내놓지 못했고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신 미국의 역할을 부각했다. 그는 “유엔은 가자지구 전쟁을 해결하지 못했지만 미국이 인질을 구출했고 휴전을 만들어냈다”며 “또 유엔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하지 못했지만 미국의 지도력과 유럽의 협력으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다”고 했다. 이란의 핵개발에 대해서도 “미국의 B-2 폭격기가 정밀 폭탄 14발을 투하해야만 해결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가자지구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를 출범시켰다.

올해 62회째를 맞는 뮌헨안보회의는 13~15일 사흘간 일정으로 진행 중이다. 올해 행사에는 60여개국 정부 수반을 포함해 120여개국 안보 당국자들이 참석했다.

뮌헨=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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