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NC→KT 전국 일주에서 느낀 것… 한 번은 호되게 졌다, 최원준은 두 번 지지 않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5년 시작은 광주에서 했다. 오랜 기간 KIA 최고의 야수 유망주에서 주전으로 거듭났고, 여전히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 선수였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는 창원을 홈으로 쓰는 NC 소속으로 했다. 시즌 중간 트레이드됐다. 처음 겪는 경험이었다.
2025년 마지막 소속팀은 KT였다. KIA와 NC를 거치며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최원준(29·KT)은 4년 총액 48억 원(계약금 22억 원·연봉 총액 20억 원·인센티브 총액 6억 원)에 계약하며 새로운 소속팀을 맞이했다. 1년 사이에 세 팀을 거친 셈이다. 최원준은 “10년 정도를 뛰었으니 KIA 유니폼은 집에도 많다. NC 것은 1~2개가 있다”고 했다. 본의 아니게 유니폼 수집가가 됐다.
큰 기대와 함께 시즌을 시작했으나 모두의 기대치에 못 미쳤다. 이상하게 자기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대형 사고를 몇 차례 치며 흔들렸다. 2군행도 경험했다. 원래 그런 선수였다면 그냥 그러려니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못하는 선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비판의 강도는 더 심했다. 그렇게 후반기가 시작되자마자 NC로 트레이드되는 일도 겪었다. 광주를 그렇게 떠날 줄은 스스로도 생각하지 못했다.
NC 이적 후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엄청난 턴어라운드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결국 시즌 126경기에서 타율 0.242, 6홈런, 44타점, 2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21의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FA를 앞둔 시즌이라는 점,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한 시즌이었다.

이제는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최원준은 “환경에 졌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작년을 돌아봤다. 그는 “초반에 조금 안 됐다. 2군에도 이렇게 두 번씩이나 간 적이 없었다. 환경에 지면 안 되는데 내 스스로에게 졌다. 그런 환경을 이겨낼 수도 있어야 했다. 선수는 성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니 그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인데 내가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고 자책하면서 “그러다 보니 내 스스로가 약해졌다. 그게 많이 후회가 된다. 그런 환경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내가 이겨내지 못했던 게 아쉽다”고 했다.
사실 FA 시즌 전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았고, 게다가 보상등급도 A등급이라 스스로도 FA 시장에 대해 확신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KT가 최원준에 관심을 가지며 비교적 좋은 대우 끝에 이적을 확정했다. 최원준은 여기서도 느낀 게 많았다. FA 직전 시즌 한 시즌으로 자신의 모든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왜 그렇게 아등바등 1년을 살았는지가 더 후회됐다. 압박감을 놓고 편하게 야구를 했다면 KIA와 NC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남길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가 못했다. 지나고 나보니 가장 후회가 되는 대목이다.
최원준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그랬는데 지나고 보니 ‘그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았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고 다시 후회를 말하면서 “지금은 오히려 속이 편한 것 같기도 하다”면서 새롭게 마음가짐을 고쳤다. 최원준은 “구단에서 물론 나의 과거도 많이 생각을 하고 오퍼를 한 것도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내가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미래의 가치를 보고 투자해 주셨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제일 잘했던 시즌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어차피 또 증명의 시간이다. 이제는 48억 원의 가치가 있는지를 KT 팬들 앞에서 증명해야 한다. 또 다른 압박감이다. 최원준은 첫 번째 찾아온 압박감과 싸움에서는 졌다고 인정한다. 그래서 두 번째 싸움에서는 반드시 이기겠노라 마음 속에 칼을 갈고 있다. 이전까지는 수치적인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는 스타일이었지만, 이제는 자신이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수치를 당당하게 제시했다. 그것이 이뤄지든 그렇지 않든, 최원준의 단단한 시즌 각오를 대변하는 느낌이었다.
최원준은 “개인적인 수치로 따지면 3할에 30도루, 150안타 정도는 쳐야 내 스스로 만족은 아니더라도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공격력이 많이 살아나면 도루도 30~40개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욕심을 낼 것 같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어떻게 보면 조금은 독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최원준이다. 최원준의 기량과 미래에 투자한 KT는 두 번째 싸움에서는 당당히 승리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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