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팀에서는 할 일 많았는데…", '싸움닭 수비수'→'일중독'자로 성장 중인 조성환


"해야 할 일들이 줄어든 기분이라 불안하다."
대학 무대에는 화려한 선수뿐 아니라 프로 출신 지도자들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이 중에는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조성환 동국대 코치가 그렇다. 현역 시절 수원 삼성, 전북 현대 등에서 뛰며 '싸움닭 수비수'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빡빡한 파이터지만, 밖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카푸치노처럼 부드러운 남자다.
지난 12일 경남 통영의 산양스포츠파크6구장에서 열렸던 제62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조별 예선 2차전에서 동국대는 강서대에 1-2로 졌다. 1차전에서 강동대에 5-1 대승을 거뒀던 동국대는 2차전에서 고전하며 승점 3점을 내줬다.
전반 6분 노승찬에게 실점한 뒤 25분 터진 정민수의 골로 동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41분 이종민에게 실점하며 패했다.
아픈 패배에 조성환 코치는 다소 멋쩍은 표정이었다. 프로와는 다른 환경 속에서 그는 어떤 변화를 느끼고 있었을까.
그는 경기 전체를 복기하며 "경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동국대가 준비한 대로 잘되지 않아서 힘든 경기를 했던 것 같다"라며 "상대 팀이 수비적으로 하다가 역습 위주로 경기 스타일을 준비한 것에 있어 충분히 선수들한테 설명하고 대응 훈련들도 많이 했는데, 막상 경기에 나가 대응에 있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라며 스스로에게도 배움이 된 경기였다고 정리했다.
그래도 대학 축구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선수 발굴과 육성은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그는 "정민수가 주장으로서 경기를 열심히 하고 득점도 하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난다"라며 잘 커나가기를 바랐다.
수비수 출신답게 상대와의 경합에서는 물러서지 말기를 주문했던 조 코치다.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이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보통 경합 상황이 50대50이다. 이길 수 있도록 늘 선수들에게 주문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욱'하는 기질 폭발은 경기 전략 중 하나다. 선수들에게는 정신을 차리게 하고 심판들을 향한 기싸움에서도 밀리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역 시절보다 항의가 줄었다는 말에 그는 "일단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많이 얘기하니까 코치 여러 명이 말하면 선수들이 헛갈리는 부분도 있다. 지금은 감독님이 많이 지시하고 말하니 코치로서 해야 하는 일만 하고 있다"라며 본분을 지키고 있음을 강조했다.

동국대를 통해 처음으로 대학 무대를 경험한다. 그는 "작년에 쉬면서 중학교 팀에 있었다. 사실 올해는 고등학교 팀에 있고 싶었지만. 나이가 있는 코치를 쓰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감독님도 계시지 않나. 그래서 고등학교 팀에 가려고 했었는데 그게 좀 어려웠고 대학교 코치 기회가 돼서 온 것 같다"라며 현실론을 털어 놓았다.
프로와 대학의 차이는 무엇일까. 한국대학축구연맹은 '대학도 프로다'라고 외치며 'UNIV PRO'를 앞세우고 있다. 그는 "긴장감이나, 아니면 해야 할 일들이 줄어든 기분이라 불안하다. 일이 너무 줄어들어서 프로팀에 있으면 할 일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었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신경 써야 할 것도 많고. 그런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대학교가 좀 더 수월한 것 같다. 대학교에서는 좀 더 차분하게 준비할 수 있는 것 같다"라며 새로운 배움이 자신에게는 또 다른 채움으로 왔음을 고백했다.
경험을 전수하는 것은 중요하다. 조 코치는 "선수들에게 경기 외적인 것이나 경기 내적인 것, 경기를 못 뛰는 친구들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경기에 나가는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마음으로 나서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라며 팀 전체를 보고 있음을 설명했다.
육성도 중요하다. 중앙 수비수 출신인 조 코치의 눈도 같은 포지션으로 향한다. 그는 "제 포지션이 중앙 수비수였다. 좋은 중앙 수비수들을 육성하고 싶다. 수비를 잘할 수 있는 선수들, 측면 공격수도 그렇고 다른 공격 포지션에 있는 친구들도 프로에 갔을 때 어떻게 하면 경기에 먼저 출전한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출전할 수 있는지, 제가 경험한 것을 선수들한테 알려준다. 공격은 당연히 잘해야겠지만, 사실 수비를 더 잘해야 먼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선수들한테 잘 설명하고 있다"라며 수비력을 갖춘 공격수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렸다.
지도자로 성장하는 상황에 닮고 싶은 스승들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는 전북 시절 경험했던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을 거론하며 "최 감독님 같은 스타일을 정말 좋아한다. 말을 많이 하지 않지만, 느껴지는 그런 카리스마도 있다. 그런데 저는 나만의 스타일이 있어서 경기장에서는 연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감독이 되고 싶다"라며 스승의 장점을 자신에 맞게 흡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많은 팀이 모여 경기해 예선 통과를 목표로 삼았다는 조 코치는 "준비하는 기간도 정말 짧았고, 한 달이라는 기간밖에 없었다. 한 달 동안 선수들 살 빼는 것만 해도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이 너무 늘어져 있고, 또 체중을 한 10kg씩 이상 뺀 선수들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예선만 통과해도 정말 좋은 성적을 거둔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대회를 시작하니까 그것도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전주대 경기가 남아 있어서, 반드시 승리해서 1차 목표를 이루고 싶다"라며 승리욕을 불태웠다.
인터뷰 말미 조 코치의 얼굴에 남은 흉터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선수 때 많이 다쳤다"라고 답했다. 그에게 이 흉터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었을까. 조 코치는 "영광의 상처다. 팔꿈치로 상대 공격수에게 찍히거나 헤딩 경합을 할 때 그랬다"라는 말을 덧붙이며 과거를 회상했다.
(한국대학축구연맹 프레스센터 3기 나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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