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전설 사장도 감탄한 이정후 인성… “이제 이치로처럼 우익수에서 뛴다” 모두가 홀딱 반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프란시스코는 오프시즌 막판 골드글러브 중견수 해리슨 베이더와 2년 총액 20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외야 수비 보강이 비시즌 주요한 과제 중 하나였던 샌프란시스코는 자타 공인 최강의 중견수 수비수인 베이더를 영입해 그 고민을 완벽하게 지웠다.
하지만 베이더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조심스럽게 한 요소가 하나 있었다. 바로 팀의 핵심인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의 포지션을 옮기는 것이었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한 이정후는 팀 내 야수 중에서도 고액 연봉자다. 여기에 팀의 핵심이기도 했다. 베이더를 중견수로 쓴다는 것은 기존 주전 중견수인 이정후의 포지션을 옮겨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사실 포지션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의 자존심도 걸려 있다. 지난해 보스턴을 휘갈키고 간 라파엘 데버스(현 샌프란시스코)처럼 팀 내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도 있었다. 이에 샌프란시스코 수뇌진도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버스터 포지 야구부문 사장, 잭 미나시안 단장, 그리고 토니 바이텔로 감독까지 모두 나섰다. 이정후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려 했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풀렸다. 이정후는 흔쾌히 포지션 이동을 받아들였다. 중견수 수비에 스트레스가 많았던 이정후는 올해 자신을 둘러싼 비판을 모두 잠재우겠다는 각오로 훈련을 했다. 속상할 법도 했지만, 이정후는 팀이 강해진다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며 오히려 구단 수뇌부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지금은 홈구장 오라클파크의 복잡한 우측 펜스에 대처하기 위한 맹훈련을 진행 중이다.

사장이자, 샌프란시스코의 전설적인 포수 출신인 포지 사장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포지 사장은 13일(한국시간) 이정후의 프로의식에 감명을 받았다고 칭찬에 열을 올렸다. 이정후가 프로답게 이를 받아들였고, 이 과정에서 팀을 위한 이정후의 헌신과 열정을 확인했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포지 사장은 KNBR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는 포지션 이동을 정말 프로답게 받아들였다.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팀을 위한 선수이고, 팀에 가장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한다”면서 “아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이미 그 자리에서 훈련도 시작했다. 과거에도 그 포지션에서 뛴 경험이 있다. 이정후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라고 호평을 내렸다.
포지 사장은 이정후가 우익수 자리에서 잘해낼 것이라 장담했다. 지난 2년은 메이저리그 적응, 부상 문제 등으로 자기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포지 사장은 “몇 년 전 부상, 그리고 지난해 부상에서 복귀해 한 시즌을 치르며 감을 되찾는 과정을 생각하면, 그에 대해 정말 기대가 크다”고 강조한 뒤 “(2024년 부상으로 37경기 출전에 그치는 바람에) 사실상 작년에도 그에게는 새로운 리그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고 있고, 좋은 위치에서 시즌을 맞이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미나시안 단장 또한 “정말 훌륭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우리끼리의 일이지만, 오히려 내 부담을 덜어주려는 모습이었다. 이정후는 완전한 팀 플레이어이자, 프로”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팬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해왔는지, 얼마나 유대감을 느끼는지도 잘 알고 존중한다. 내게 남긴 메시지는 짧고 분명했다. ‘우리가 이기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것이었다”고 감명 깊은 과정을 설명했다.
이정후도 팀을 위해서면 뭐든지 다하겠다는 각오다. 이정후는 14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갔다. (해리슨) 베이더가 오면 외야가 훨씬 좋아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우익수로 옮기는 결정을 내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팀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면서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내가 중견수에서 더 잘했다면 구단이 계속 그 자리에 뒀을 것이다. 하지만 팀을 더 좋게 만드는 게 우선이다. 나는 항상 팀을 먼저 생각해왔다”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 머큐리뉴스’는 이번 포지션 변경에 대해 “이정후는 어린 시절 스즈키 이치로를 우상으로 삼았다. 이치로처럼 그는 등번호 51번을 달고, 이치로처럼 콘택트 중심의 타격을 한다”면서 “그리고 이제, 이치로처럼 우익수로 뛴다”며 이정후가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우익수 자리에서 공·수 모두를 보여준 이치로처럼 이정후도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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