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 변경에 춤추는 로봇주…'제2 AI 버블' 우려 속 실적 증명 '시험대'

이수진 기자 2026. 2. 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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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만 바꿔도 연일 상한가…과열 양상에 '경고등' 켜져
대장주 실적 부진에 찬물…3월 시즌 앞두고 '검증의 시간'
[출처=제미나이]

코스피 5000 시대를 견인한 로봇주가 '옥석 가리기' 국면에 진입했다. 연초 증시 주도주로 부상했지만, 사명 변경 이슈 등 과열 징후와 함께 실적 부진의 현실이 드러나고 있어서다. 특히 대장주 격인 두산로보틱스가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기대감을 넘어 실적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영업손실이 59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적자 폭이 약 44.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3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29.6% 감소했다.

회사 측은 적자 확대의 배경으로 신사업 투자를 꼽았다. 연구개발(R&D) 인력 채용 확대와 미국 로봇 솔루션 엔지니어링 기업 '원엑시아' 인수 비용 등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매출 감소에는 글로벌 제조 경기 둔화와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원엑시아와 미국법인을 합병해 북미 시장 공략 거점으로 삼고, 연내 인공지능(AI) 기반 팔레타이징 솔루션과 차세대 협동로봇을 출시해 실적 반등을 꾀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장 받아든 성적표가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로봇주 전반에 대한 옥석 가리기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올해 초 국내 증시는 현대자동차의 로봇 기업 재평가와 함께 로봇주가 주도했다. 현대차가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신모델을 시연한 이후 현대차 주가는 급등했고, 유진로봇,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관련주도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체가 불분명한 테마성 급등 현상도 포착됐다. 식품·산업 설비 제조 기업 협진은 사명을 '앤로보틱스'로 변경하고 로봇 사업 진출을 선언한 직후 주가가 급등했다. 1000억원 미만이던 시가총액은 단기간에 20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2023년 2차전지 열풍 당시, 사업 목적 추가만으로 주가가 널뛰었던 '무늬만 테마주' 사례를 떠올리며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기대감으로 오른 주가가 3월 감사보고서 제출 및 실적 시즌을 맞아 조정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2일에는 미국 금리 인하 지연 우려 등 매크로 불확실성이 겹치며 로봇주가 일제히 조정을 받은 바 있다. '블랙 먼데이'로 불린 이날 레인보우로보틱스, 뉴로메카 등 주요 종목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적 과열 해소 과정일 뿐, 로봇 산업의 중장기 성장성은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로봇 공급망 재편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초기 시장이 형성되고, 기술적 발전이 가속화되는 단계에서 관련 기업들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며 "일부 검증되지 않은 기업들에 대한 투자 집행도 많아지면서 관련 시장 내 버블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의 확충은 우수 인력의 유입과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고,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산업 내에 공유되면서 산업 발전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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