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스켈레톤과 골프, 저항을 지우는 기술

방민준 2026. 2. 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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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코티나 동계올림픽의 스켈레톤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골프 스윙을 떠올린다.

그러나 스켈레톤의 선수는 몸을 낮춘다.

빙벽을 타고 내려오는 스켈레톤 선수처럼 골퍼의 스윙도 세상을 이기려 하지 않고 흐름에 몸을 맡길 때 가장 빠르고, 가장 정확하다.

결국 좋은 골프란 저항을 줄이는 삶의 연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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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칼럼과 관련 없는 참고 이미지입니다. 한국 남자 스켈레톤 '간판' 정승기가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이탈리아 밀라노코티나 동계올림픽의 스켈레톤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골프 스윙을 떠올린다. 



 



얼음 위를 엎드린 채 시속 130km를 넘나드는 선수들은 몸은 낮게, 팔꿈치는 붙이고, 턱은 최대한 숙인다.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 저항을 지우는 것이다. 공기와의 마찰, 빙벽과의 마찰, 미세한 흔들림에서 오는 손실 등 그 모든 '방해'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기록을 가른다.



이 경기를 보면 속도는 힘이 아니라 저항의 문제임을 깨닫는다. 스켈레톤은 근육의 과시가 아니라 마찰을 다루는 예술이다. 빙판과 썰매의 접점은 극히 얇고, 몸은 하나의 유선형 조각처럼 눕는다. 공기를 가르지 않고 공기 속으로 스며든다.



 



골프 스윙도 마찬가지다. 많은 아마추어가 "더 세게"를 외치며 어깨와 팔을 움찔거린다. 그러나 그 순간, 스윙 궤도에 작은 브레이크가 생긴다. 근육의 긴장, 불필요한 손목의 개입, 과한 힘이 만들어내는 내부 마찰이 생긴다. 속도는 더하려는 데서 나오지 않고 빼려는 데서 나온다.



 



스켈레톤 선수는 코너에서 몸을 과하게 틀지 않는다. 아주 미세한 동작으로 방향을 조절한다. 큰 동작은 곧 공기 저항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골프의 임팩트도 같다. 손으로 비틀어 방향을 잡으려 하면 클럽은 공기 속에서 흔들린다. 몸통이 리듬을 유지하고 팔과 손은 최소한으로 반응할 때 클럽 헤드는 가장 빠른 궤도를 그린다. 



'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가 아니라 몸통이 개를 흔드는 구조다. 주객전도가 일어나면 마찰은 순식간에 증가한다.



 



수영은 물과의 마찰을 줄이는 경기이고, 스피드스케이팅은 빙면과의 저항을 관리하는 경기이며, 마라톤은 지면 반발과 공기 저항을 조율하는 경기다. 결국 스포츠는 힘의 싸움이 아니라 저항을 이해하는 지성의 예술이다.



골프도 다르지 않다. 클럽과 공의 충돌은 단 0.0005초 남짓. 그 짧은 찰나에 에너지가 전달되려면 그 이전의 모든 동작이 매끄러워야 한다. 흐름을 방해하는 작은 긴장, 불안, 욕심. 이것이 스윙의 공기저항이다.



 



우리는 종종 더 밀어붙이려 덤벼든다. '더 세게, 더 빨리, 더 많이'를 외치며. 그러나 스켈레톤의 선수는 몸을 낮춘다. 좋은 골퍼는 어깨의 힘을 푼다.



속도는 겸손에서 나온다. 마찰을 인정하는 데서 나온다. 골프장에서 배운 한 가지 진실은 힘을 더한 날보다 힘을 뺀 날 공은 더 멀리 갔다는 사실이다. 빙벽을 타고 내려오는 스켈레톤 선수처럼 골퍼의 스윙도 세상을 이기려 하지 않고 흐름에 몸을 맡길 때 가장 빠르고, 가장 정확하다. 



결국 좋은 골프란 저항을 줄이는 삶의 연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힘이 아니라 마찰을 지우는 지혜를 배우는 연습.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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