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망 뗐다 붙였다 '자유자재'..판 흔드는 '똑똑한 전력망'[넷제로케이스스터디]
ESS와 한전망 연결…필요 시 분리·재연계 가능
분산특구 지정 사업 중 하나…현행법 하에선 사업화 제약
전력망 유연성 자원으로도 활용 가능
[편집자주] 녹색전환·탄소배출 저감은 거대한 과제이지만 동시에 할 수 있는 데에서부터 구체적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머니투데이가 탄소배출 저감과 에너지전환을 향해 가는 '현재 진행형' 사례들을 매주 소개합니다.

"지금부터 독립운전입니다."
더 까다로운 순간은 다시 한전 망에 붙는 때다. 계통과 떨어져 따로 전기를 만들다 다시 연결하려면 전기의 속도(주파수)와 박자(위상)를 정확히 맞춰야 한다.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순간적으로 강한 전류가 발생해 설비에 충격을 줄 수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계통을 떼고 다시 붙이는 제어 기술이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설비보다 중요한 건 이를 통합적으로 통제하는 시스템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환 과정을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제어하는 장치가 바로 MG 컨트롤러(Microgrid Controller)다. MG 컨트롤러는 계통 분리와 재연계 순간의 전압·주파수·위상을 조정해 정전 없는 전환을 구현한다. 아울러 경기 안양 LS일렉트릭 R&D(연구개발) 캠퍼스에는 EMS(에너지관리시스템)가 별도로 구축돼 있어 이 곳에서 마이크로그리드를 원격으로 관제·운전할 수 있다. MG 컨트롤러가 현장에서 실시간 제어를 담당한다면, EMS는 발전량 예측과 ESS 운전 전략을 수립하는 '상황실'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한전 망을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통제 역량은 중앙집중형 전력 체계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정부가 7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한 배경이기도 하다. 단순한 기술 실증을 넘어 새로운 전력 사업 모델을 시험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LS일렉트릭이 가능하다고 본 사업의 핵심은 3가지다. 첫째는 DR(수요반응) 사업이다. 전기가 많이 필요한 시간대에 한전 전기 대신 자체 전력으로 운영하며 사용량을 줄이고, 줄인 만큼 보상을 받는 구조다. 둘째는 저장한 전기를 판매하는 모델이다. 충전해 둔 전기를 ESS에 저장해뒀다가 전기차 충전소와 공장, 주택 등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전기를 사고팔 수 있는 '작은 발전소' 역할을 하는 셈이다.
마지막은 전기를 안정시키는 모델이다. 태양광 발전은 날씨 변화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달라진다. 구름이 끼면 전기 생산이 감소하는 등 공급이 일정하지 않다. 이때 ESS가 빠르게 전력을 보완해 전력 흐름을 안정시킨다. 전력 품질을 유지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계통을 자유롭게 분리·재연계할 수 있는 통제 기술과 운영 플랫폼을 패키지로 수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력 판매와 송배전이 민영화된 미국 등에서는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부터 미국 표준을 참고했다.
다만 한전 계통에 연계된 ESS에 저장한 전기를 ESS 소유자가 직접 수요자에게 판매하는 것은 현행 전기사업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보유한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넘어야 할 규제의 벽이 여전히 높다. 분산특구가 이런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실증 데이터를 축적하는 '제도 샌드박스'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주는게 선행 조건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현행법 하에서는 실제로 사업을 추진하는데 제약이 있다"며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제도 개선안을 먼저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왕(경기)=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성소수자 지인과 불륜"…최동석, 박지윤 상간소송 각하에 항소 - 머니투데이
- '솔로지옥5' 이성훈, 이명박 외손자?…"우리도 의심" 제작진 입 열었다 - 머니투데이
- 여제자 14차례 성폭행하고 돈까지 요구한 교수…제자 죽자 "내가 당했다" 뻔뻔 - 머니투데이
- 故정은우 "형동생 했던 것들에 뒤통수 맞아"…생전 지인에 남긴 문자 - 머니투데이
- "저 남자, 네 엄마랑 불륜" 아빠 이 말에...17살 소년, 이웃 총기 살해 - 머니투데이
- '40억' 들였는데 매출 반토막…"캠핑장 창업? 도시락 싸들고 말릴 것" - 머니투데이
- 'MZ무당' 노슬비, '고딩엄빠' 출연자였다…19세 출산→신내림 '충격' - 머니투데이
- 피겨 차준환, 점프 실수 '눈물'…0.98점 차이로 최종 4위 '메달 불발' - 머니투데이
- "집은 큰형 몫" 명절에 남남 된 형제들…상속분쟁 8년 새 3.6배 '껑충 - 머니투데이
- "뉴진스 구해줘" 거절한 미스터비스트...Z세대 금융앱 인수, 왜? - 머니투데이